은밀한 오피스 : 업보의 기록(3)

3부 : 그림자의 속삭임

by 공감디렉터J

이 팀장의 실종과 최 부장의 사고는 회사에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사람들은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곤두세웠고, 탕비실이나 복도에서는 끊임없이 불안한 수군거림이 이어졌다.

"다음은 누구일까?" 하는 질문이 암묵적으로 오갔다.


나는 이 혼란 속에서 김 과장과 박 대리를 더욱 유심히 관찰했다.

김 과장은 예전처럼 느릿느릿하고 어눌한 모습이었지만, 가끔 그의 눈빛에서 알 수 없는 섬뜩함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한번은 내가 늦게까지 남아 야근을 하고 있는데, 김 과장이 퇴근 준비를 하다말고 내 쪽을 힐끗 보았다.

그의 시선에 섬뜩함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을 때, 그는 이미 문을 열고 사라진 뒤였다.


박 대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여전히 말수가 적고 위축되어 보였지만, 최 부장이 사고를 당한 날, 그의 얼굴에 아주 미세한 미소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내가 착각한 것일까? 아니면 내 눈이 그들에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보고 있는 것일까?'


어느 날, 나는 우연히 김 과장의 책상 위에서 낡은 노트를 발견했다.

김 과장은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노트를 펼쳤을 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노트에는 이 팀장과 최 부장, 그리고 다른 '잘나가는' 직원들의 이름과 함께 날짜와 특정 행위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 팀장, 3/10, 회의 자료 공유 누락. A프로젝트 배제."

"최 부장, 4/5, 박 대리 성과 가로채기."

단순히 메모일 수도 있었지만, 기록된 내용들은 내가 알지 못했던 회사 내의 은밀한 괴롭힘을 암시하고 있었다.


노트를 덮는 순간, 김 과장이 내 뒤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눈빛은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


"제 노트를 왜 보고 계십니까, 김 주임?"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낮고 위협적이었다.

나는 당황해서 변명했지만, 김 과장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노트를 가져갔다.

그의 뒷모습에서 나는 처음으로 '무능력'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차가운 분노를 보았다.


그날 밤, 나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노트에 적힌 내용은 단순한 메모가 아니었다. 그것은'피해 기록'이었다.

무능하다고 손가락질 받던 김 과장과 박 대리가 사실은 은밀한 괴롭힘의 대상이었다는 사실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들을 비웃고, 무시하고, 업무에서 배제했던 '잘나가는' 사람들이 사실은 회사 내의 진정한 빌런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 빌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거나 다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우연일까? 아니면 누군가, 혹은 그들이 직접 복수를 시작한 걸까?'

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이 고요한 사무실에, 섬뜩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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