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오피스 : 업보의 기록(6)

6부 : 이대리의 흔적

by 공감디렉터J

이대리는 IT팀에서 가장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직원이었다.

늘 후드티를 입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고, 말수가 적었다. 회식 자리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았고, 존재감이 희미해서 종종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시스템'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과 통달력이 있었다. 어떤 오류도 척척 고쳐냈고, 복잡한 네트워크 문제도 그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

나는 이대리가 '그림자 징벌자'라는 강한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나는 이대리의 과거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특이한 점이 있었다. 그는 대기업에서 촉망받는 IT 전문가였지만, 몇 년 전 갑작스럽게 사표를 던지고 작은 회사인 선진기획으로 이직했다.

그가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수소문해보니, 그곳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에도 '잘나가는' 임원이 갑자기 해고되거나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 퇴사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는데, 아무도 그 원인을 알지 못했다.


'이대리가 '그림자 징벌자'라면, 그는 어떻게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을까?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그들을 응징했을까?'


나는 그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는 늘 회사의 모든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고, 사내 메신저, 이메일, 심지어 개인 컴퓨터의 로그 기록까지도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데이터의 흐름 속에서 빌런들의 추악한 실체를 발견했던 것이다.


그는 빌런들의 대화, 업무 배제, 성과 가로채기, 인격 모독 등 모든 행위를 정밀하게 기록하고 증거를 수집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눈이 되어 회사의 모든 곳을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충분한 증거가 모이면, 그는 '경고'를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익명의 USB'였을 것이다.

USB 안에는 빌런들의 추악한 행동이 담긴 증거들이 담겨 있었고, 이는 그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리고 '응징'은 더욱 치밀했다. 이 팀장의 노트북 암호화 파일 유출은 이대리가 시스템에 접근하여 의도적으로 흘려보낸 것이었다.


최 부장의 사고는 CCTV 영상 조작과 전력 설비의 미세한 조작을 통해 그가 '실수'로 넘어지도록 유도한 것이었다.

이대리는 물리적인 폭력이 아닌, '시스템'을 이용한 완벽한 통제와 심리적 압박으로 빌런들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의 방식은 섬뜩할 정도로 정교했고,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은밀했다.


나는 이대리가 김 과장과 박 대리, 그리고 다른 소외된 이들을 보며 과거의 자신을 투영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 역시 과거 직장에서 비슷한 고통을 겪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징벌은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 약자들을 위한 정의 구현이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보았던 부당함과 불의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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