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편 - 정보 브로커 수달
수달은 육지와 바다의 경계에 사는 존재였다.
강물이 바다의 짠내와 뒤섞이는 기수역(汽水域)의 후미진 갈대밭이 그의 주된 활동 무대였다.
그는 정보 브로커였다. 매끄러운 유선형 몸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두 세계를 오가며, 위험한 비밀들을 운반하고 수수료를 챙겼다.
오늘의 거래는 평소보다 훨씬 위험했다.
의뢰인은 ‘느림의 설계자’ 거북이었고, 거래 내용은 ‘바다 연합과 육지 베팅판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수달은 약속 장소인 폐수처리장 방류구 근처에서 초조하게 지느러미를 물어뜯었다.
“늦었잖아, 망할 자식...”
그때, 시궁창처럼 탁한 물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소리 없이 다가왔다. 심해 아귀였다.
불빛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도 상대를 불안하게 만드는, 기분 나쁜 형광 돌기를 이마에 매단 녀석이었다.
그는 용왕의 반대파에게 돈을 받고 비밀을 파는 내부고발자였다.
“왜 이렇게 늦었어?”
수달이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였다. 아귀는 쩍 벌어진 입으로 썩은 물을 한 모금 삼키며 낄낄거렸다.
“보안이 삼엄해서 말이야. 요즘 용궁 놈들, 토끼 간 타령에 눈이 뒤집혔거든.”
그는 품속에서 방수 처리된 작은 데이터 칩을 꺼내 수달에게 던졌다.
“이 안에 다 있어. 토끼 경주 베팅판의 자금 일부가 바다 연합의 비자금 계좌로 흘러 들어간 내역. 그리고 그 대가로 바다 자원을 육지의 군부세력에게 빼돌린 암거래 내역. 이 모든 일을 승인한 자가 바로 '용왕'이라는 사실까지."
수달의 눈이 커졌다. 단순한 승부 조작 사건이 아니었다.
육지의 도박 자금이 바다의 정치 스캔들과 연결되어 있었다.
토끼를 대중 앞에서 타락시킨 뒤, ‘간을 빼앗겨도 싼 놈’으로 만들어 버리려는 거대한 밑그림.
여우의 편집과 용왕의 연극은 처음부터 한 편의 시나리오였던 것이다.
“이걸 거북에게 전해줘. 보수는 두둑할 거야.”
아귀는 말을 마치자마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수달은 차가운 데이터 칩을 품에 단단히 넣고 즉시 물 위로 솟구쳤다.
그런데 등 뒤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시선.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었다. 그의 뒤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따라붙는 날렵한 물살의 궤적이 있었다. 용왕의 직속 감찰 부대인 ‘바라쿠다 특임대’였다.
(바라쿠다-Barracuda : 농어목 꼬치고기과 꼬치고기속에 속하는 어류)
‘젠장, 놈들도 냄새를 맡았군!’
수달은 본능적으로 몸을 뒤집어 강바닥의 바위틈으로 파고들었다.
수십 개의 날카로운 이빨이 그의 꼬리 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제 그는 단순한 정보 운반책이 아니었다.
거대한 음모의 핵심을 쥔, 제거 대상 1순위의 증인이 되어 버렸다.
진실을 나르는 자는, 언제나 가장 먼저 표적이 된다.
편집자의 주: 내부고발자의 결말이 대부분 비극으로 끝나는 이유다. 조직은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고, 대중은 진실의 무게에 금방 피로를 느끼기 때문이다. 진실을 향한 응원은 언제나 ‘좋아요’ 버튼만큼이나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