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주부전: 음모의 기록(10)

제10편 – 포식자들의 계략

by 공감디렉터J

여우의 시나리오대로, 거북은 용왕 앞에 섰다.

용왕은 병상에 누워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한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


“거북 장군, 토끼의 간을 구해오시오. 그것만이 나의 유일한 희망이오.”


하지만 용왕의 머릿속은 차가운 계산으로 가득했다.


‘토끼처럼 교활한 녀석을 저 느림보가 잡을 리 없지. 나의 병세는 계속해서 동정 여론을 모으고, 내 권력을 향한 어떤 의심도 잠재울 것이다.’


그의 계략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용왕은 자신의 정적인 백상아리 장군을 불렀다.


“장군, 일이 위중하니 그대가 직접 군사를 이끌고 거북을 도와 토끼를 잡아오시오!”


백상아리 장군은 오히려 쾌재를 불렀다.


‘이것이야말로 기회다! 내 손으로 직접 토끼의 간을 짓이겨 약으로 쓰지 못하게 만들면, 용왕은 결국 죽고 용궁은 나의 차지가 될 것이다.’


그는 끓어오르는 야심을 감춘 채, 과장된 충성심을 보이며 명을 받들었다.


그런데,

상어 파벌의 군사들이 위풍당당하게 육지로 떠나자마자, 용궁의 문은 굳게 닫혔다.

용왕은 병상에서 벌떡 일어나 섬뜩한 목소리로 명했다.


“상어의 잔당들을 모조리 체포하라! 반역의 싹은 뿌리째 뽑아야 한다.”


용궁 안에서는 순식간에 피비린내 나는 숙청이 시작됐다.


한편, 육지에 도착한 상어 군단은 고전하고 있었다.

물속의 포식자들에게 흙과 풀은 낯선 전장이었다.


“도대체 토끼의 굴은 어디 있는 것이냐!” 상어장군이 지느러미로 땅을 짚으며 거북을 재촉했다.

“사실 우리는 토끼의 굴로 가는 게 아닙니다.” 거북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뭐라고? 네놈이 지금 용왕님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냐!” 상어장군이 대노했다.


그때, 어두운 수풀 속에서 붉은 눈동자 두 개가 여유롭게 빛났다.


“이게 누구신가? 바다 연합의 용맹스러운 상어장군님 아니신가?” 토끼였다.


상어 군사들이 당장이라도 토끼를 덮치려 하자, 거북이 앞을 막아섰다.


“지금 토끼는 당신들의 목숨을 구하려는 것이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맞습니다. 지금 제 굴 앞에는 용왕과 결탁한 부패한 늑대와 호랑이 군단이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소.”


거북은 용왕의 진짜 계략—상어 파벌을 육지에서 제거하려는 함정과 그의 병이 모두 거짓이라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리고 결정적 증거로, 두꺼비가 복원한 용왕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상어 놈들이 육지에 도착하면, 미리 매수해 둔 늑대와 호랑이들을 시켜 처리해라. 놈들의 시체는 사막의 모래가 될 것이다!』


완벽한 배신.

백상아리 장군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분노와 함께, 자신의 쿠데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에 대한 허탈함이었다. 그때, 기분 나쁜 초록 불빛과 함께 심해 아귀와 수달이 나타났다.


“육지의 군벌과 결탁해 내란을 획책하고, 불법 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용왕의 죄상이 담긴 증거가 여기 있소.”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그들이 모든 비리의 증거를 내밀었다.

백상아리 장군은 포효했다.


“용왕이 우릴 사냥하려 했다고? 좋다! 사냥감이 사냥꾼이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옥좌에서 똑똑히 보게 해주마!”


거북이 가늘고 차가운 눈빛으로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


“이제 판은 뒤집혔습니다. 지금부터는 제 계획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가장 완벽한 계략은, 상대의 계략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편집자의 주: 직장에서 누군가 당신에게 ‘이건 너만 믿고 맡기는 일이야’라고 말한다면 일단 의심하라. 당신을 특급 인재로 생각해서가 아니라, 실패해도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사회생활은 원래 그런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