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첫번째 에피소드
핸들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저 얹어둘 뿐이다.
이 차는 내가 모는 것 같지만, 실은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서는 쪽에 가깝다.
사람들은 내 택시를 ‘이별택시’라 부른다. 물론, 그렇게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내 차에 탔던 승객들뿐이다. 그들은 다시는 이 택시를 탈 수 없으니, 세상에 이 택시의 이름이 알려질 일은 없다.
이별택시는 하루에 단 한 번, 단 한 명의 승객만을 태운다. 예약도, 호출도 받지 않는다.
길가에서 애타게 손을 흔드는 사람 앞에서는 유령처럼 멈추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의지로 벼랑 끝에 선 사람, 무언가와 간절히 작별하고 싶은 영혼의 문 앞에만 소리 없이 멈춰 선다.
문이 열리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불가항력이다.
승객이 타야만 하는 운명이고, 내가 태워야만 하는 책임이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그럴 때면 나는 대답 대신 희미하게 웃어 보일 뿐이다.
사실, 나 역시 이 택시의 승객이었다. 모든 것을 잃고 삶이라는 문장을 끝맺을 마침표 하나를 찾아 헤매던 밤, 절망의 마침표가 되어주겠다며 내 앞에 멈춰 선 것이 바로 이 택시였다.
나는 그날 차 안에서 모든 것을 쏟아냈다. 그리고 선대 기사님으로부터 하나의 선택지를 받았다.
그 선택의 결과로, 나는 승객의 자리에서 운전석으로 옮겨 앉게 되었다.
이것은 직업이 아니라, 내가 갚아야 할 빚이자 세상에 건네는 나의 속죄다.
오늘 밤도 나는 도시의 혈관을 따라 이름 모를 승객을 찾아 유영한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이별의 경계에 선 사람들. 그들의 마지막 정류장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이별택시와 나의 존재 이유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