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 드러나는 진실, 치밀한 가스라이팅

블라인드 오피스 : Dream Eater (4)

by 공감디렉터J


김민준은 오현우 팀장의 수상한 행동과 팀원들의 이상한 변화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는 조용히 오 팀장의 뒤를 쫓으며 그의 치밀한 계략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김민준은 김민영 대리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김 대리, 혹시 오 팀장님이 평소에 어떤 말을 많이 하세요? 특히 개인적인 이야기나 꿈에 대해서는요?"

김민영 대리는 잠시 주저하더니, "음… 팀장님은 저희가 어떤 꿈을 꾸는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계세요. 그리고 늘 '우리 팀의 성장이 곧 너희의 성장이다', '개인의 역량을 팀을 위해 쓰는 것이 진정한 프로다'라고 말씀하세요. 가끔은 '김 대리가 사진에 재능이 있는 건 알지만, 지금은 팀을 위해 희생할 때다'라고 직접적으로 말씀하시기도 해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미묘한 떨림이 있었다.

이대리, 박주임, 최사원에게도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이대리는 "팀장님은 제 스케치 실력을 칭찬하시면서도, '지금은 그림 그릴 시간에 기획서 한 장 더 보는 게 이대리의 미래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세요."라고 말했다. 박주임은 "소설 쓰는 꿈을 이야기하면, '박주임은 회사 업무에 집중하면 더 큰 스토리텔링 역량을 키울 수 있다'라고 하시거나, '현실에 발을 딛고 성공해야 나중에 하고 싶은 것도 마음껏 할 수 있다'라고 하셨어요." 최사원은 "해외 이직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면, '우리 회사도 글로벌한 회사인데, 굳이 해외로 나갈 필요가 있겠냐'라고 반문하셨어요."


오 팀장은 팀원들의 꿈과 열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고, 그것을 교묘하게 비틀어 팀의 목표 달성에 이용하고 있었다. 그는 팀원들의 꿈을 '개인의 이기적인 욕망'으로 치부하고, '팀을 위한 희생'이라는 명목으로 죄책감을 심어 주었다. 그의 친절한 가면 뒤에는 팀원들의 자존감을 갉아먹고, 스스로의 가치를 팀의 성과에만 종속시키게 만드는 치밀한 가스라이팅이 숨어 있었다.


오 팀장은 팀원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너희의 존재 가치는 오직 이 팀의 실적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주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팀원들은 오 팀장의 칭찬과 인정을 받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꿈과 열정을 포기하고 팀의 목표만을 향해 달려갔다. 그들의 공허함은 바로 그곳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어느 날 오후, 김민준은 회사 로비 카페에서 우연히 오 팀장을 발견했다. 그는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오 팀장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부드러웠지만, 그의 눈빛은 묘하게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네, 상무님. 걱정 마십시오. 올해도 저희 팀 실적은 문제없을 겁니다. 제가 팀원들을 잘 키워놓은 터라 주변에서 원하는 곳이 많지만 단 한 명도 이탈 없이 올해 실적 달성에 매진할 겁니다.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 박주임은 글 쓰는 재주가 아까워 제가 특별히 업무보고서 작성에 집중하도록 조언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보고서 퀄리티가 아주 높아졌죠. 최사원이 해외 주재원 기회를 문의했던 건 압니다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습니다. 회사 내규상 팀원들의 해외 파견은 팀장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고, 제가 판단하기에 그녀는 아직 팀에 더 기여할 부분이 많습니다."

오 팀장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목소리를 더욱 낮춰 덧붙였다.

"물론이죠, 상무님. 팀원들 관리와 성과 달성에는 제가 독보적이라고 자부합니다. 아무도 저처럼 이들을 완벽하게 통제하며 성과를 낼 수는 없을 겁니다. 네? 오상무라고요? 하하하 과찬이십니다"


김민준의 등골에는 소름이 돋았다. 오 팀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팀원들의 꿈과 노력을 짓밟는 치밀한 계략의 증거였다. 그는 팀원들의 가장 큰 재능을 자신의 성과를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었고, 그들의 성장 기회마저 가로막으며 자신의 임원 승진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었다. 특히 '최사원'에 대한 언급은 김민준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평소 해외 주재원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던 최사원의 열정적인 눈빛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오 팀장의 악랄한 두 얼굴에 김민준은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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