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밝히는 사람들, 어니스트 시즌1
서울의 번화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편의점 ‘조이마트’ 본사.
영업본부장 최명석 상무는 사내에서 '면도칼’로 불렸다. 실적 압박은 기본이고, 가맹점주와 아르바이트생들을 벌레 보듯 하는 그의 인성은 악명이 높았다.
지난주, SNS를 달군 '편의점 갑질 사건’의 주인공도 그였다. 본사 시찰을 나온 최 상무가 아르바이트생 민재(21세)에게 유통기한이 10분 지난 삼각김밥을 진열해 뒀다며 소리를 지르고, 급기야 먹던 김밥을 얼굴에 던진 사건이었다. CCTV 영상은 교묘하게 편집되어 민재가 먼저 대든 것처럼 조작되었고, 본사 법무팀은 민재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가난한 고학생인 민재는 억울함을 호소할 곳도 없이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했다. 합의금 500만 원. 최 상무는 낄낄거리며 그 돈을 유흥비로 탕진했다.
“요즘 애들은 헝그리 정신이 없어. 감히 본부장한테 눈을 부라려?”
최 상무는 최고급 일식집 룸에서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오늘은 그의 생일이었다. 하지만 축하해 줄 사람은 없었다. 가족들은 해외에 있고, 부하직원들은 그를 피해 도망갔으니까.
“이모! 여기 소주 한 병 더!”
그가 벨을 눌렀다.
드르륵. 문이 열리고 종업원이 들어왔다. 그런데 종업원 복장이 아니었다. 편의점 조끼를 입은 앳된 청년이었다. 어니스트의 막내이자 마술사, 오스카였다.
“주문하신 ‘참교육’ 나왔습니다, 손님.”
오스카는 쟁반 위에 소주 대신 낡은 저금통 하나를 올려놓았다. 돼지 저금통. 배가 갈라져 테이프로 칭칭 감은 흔적이 역력했다.
“뭐야? 너 누구야? 여기 사장 나오라고 해!”
최 상무가 소리쳤다.
“사장님은 잠시... 외출하셨고요. 저는 이 저금통 주인 대리인입니다. 민재 씨가 합의금 500만 원을 마련하려고 깼던 동생의 저금통이죠.”
오스카는 저금통을 흔들었다. 짤랑짤랑. 가벼운 소리가 났다.
“안에는 10원짜리 동전 몇 개랑,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몇 장이 전부더군요. 민재 씨 어머니가 파출부 일하시면서 모은 돈까지 합쳐서 겨우겨우 500을 맞췄다는데... 본부장님은 그 돈으로 양주 드셨네요?”
“이 자식이 돌았나! 경비 불러!”
최 상무가 인터폰을 잡으려 했지만, 선이 끊어져 있었다. 오스카는 빙그레 웃으며 의자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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