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보이지 않는 아이들

진실을 밝히는 사람들, 어니스트 시즌1

by 공감디렉터J

경기도 외곽, 울창한 숲속에 자리 잡은 ‘천사의 집’ 보육원.

이곳은 대외적으로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는 모범적인 복지 시설로 알려져 있었다.

원장 김미숙은 30년 넘게 봉사의 삶을 살아온 ‘현대의 어머니’로 칭송받으며, 각종 표창과 후원금을 휩쓸었다.

하지만 ‘천사의 집’에는 천사가 살지 않았다. 밤이 되면 아이들은 차가운 지하 창고에 갇혀 곰팡이 핀 빵으로 끼니를 때웠다. 김미숙은 아이들 앞으로 나오는 정부 보조금과 기업 후원금을 빼돌려 자신의 부동산 투기 자금으로 썼고,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에겐 정서적 학대와 방임을 일삼았다. 입양을 보낸다는 명목으로 해외 불법 입양 브로커와 거래한 정황도 있었다.

그녀의 철칙은 단 하나였다. “아이들은 말을 해도 어른들은 믿지 않는다.”

그녀는 완벽한 연기자였고, 아이들의 공포심을 이용해 입을 막는 심리 조종의 달인이었다.

어니스트의 타겟은 명확했다. 하지만 접근 방식은 달라야 했다. 그녀는 누구보다 ‘심리 상담’과 ‘치유’라는 언어에 능통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오후, 김미숙의 원장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녕하세요, 김 원장님. 미주 한인 심리학회 이사 엘레나 킴입니다. 저희 재단에서 귀하의 헌신적인 노고를 기려 특별 연구 기금을 지원하고 싶습니다. 다만, 절차상 원장님의 심리 상태와 스트레스 관리 능력에 대한 간단한 인터뷰가 필요합니다.”

거액의 기금이라는 말에 김미숙은 흔쾌히 승낙했다.


며칠 뒤, 엘레나 킴이 보육원을 방문했다. 그녀는 화려한 명품 정장 대신 수수한 리넨 셔츠를 입고, 따뜻한 인상의 중년 여성으로 분장했다.

상담은 원장실이 아닌, 아이들이 놀고 있는 운동장 벤치에서 진행되었다.

“아이들이 참 밝네요. 원장님의 사랑 덕분이겠죠.”
엘레나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김미숙은 인자한 표정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 친자식들이나 다름없습니다. 가슴으로 낳았으니까요.”

“그렇군요. 그럼 간단한 그림 검사를 해볼까요? 투사적 기법인데, 원장님의 무의식적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겁니다.”

엘레나는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꺼냈다.
“여기, ‘집, 나무, 사람’을 그려주세요.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의 얼굴도요.”

김미숙은 능숙하게 그림을 그렸다. 따뜻한 햇살 아래 튼튼한 집, 풍성한 나무, 그리고 웃고 있는 아이.

교과서적으로 완벽하고 평화로운 그림이었다. 심리학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연출된’ 건강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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