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밝히는 사람들, 어니스트 시즌1
대한민국 굴지의 제약회사 '라이프 케어’의 CEO, 최영한.
그는 최근 '기적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라 불리는 신약 '메모린’의 임상 3상 성공을 발표하며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쳤고, 그는 노벨 생리의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성공 신화의 이면에는 치명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임상 실험 도중 발생한 피실험자들의 심각한 부작용과 사망 사례. 최영한은 이를 은폐하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하고, 피해자 유가족들을 돈으로 매수하거나 협박했다.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양심이 아니라, 자신의 명성이 무너지는 것이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늦은 밤, 최영한은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자신의 개인 서재에 앉아 있었다.
고풍스러운 앤티크 가구와 수천 권의 의학 서적들로 채워진 이 방은 그의 지적 허영심을 상징하는 성소였다.
그때, 초인종 소리 대신 서재의 육중한 오크나무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누구냐!”
최영한이 놀라 소리쳤다. 문 앞에는 낡은 트렌치코트를 입은 중년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빗물에 젖은 우산을 접으며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어니스트의 역사학자이자 고문서 복원가, 닥터 리였다.
“실례합니다, 회장님. 귀한 책을 한 권 보여드리고 싶어서 왔습니다.”
닥터 리의 손에는 낡고 해진 가죽 장정의 책 한 권이 들려 있었다. 최영한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으며 보안 요원 호출 버튼을 누르려 했다. 하지만 버튼은 작동하지 않았다.
“보안 시스템은 잠시... 쉬고 있습니다. 10분만 시간을 주시죠. 이 책은 회장님이 평생 찾아 헤매시던 '조선왕조실록’의 소실된 의학편 필사본입니다.”
‘조선왕조실록’. 고서 수집광인 최영한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는 경계심과 호기심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닥터 리를 안으로 들였다.
“진본이라면 값을 후하게 쳐주지. 어디 한번 보세.”
최영한은 장갑을 끼고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겼다. 누렇게 바랜 종이 위에는 정갈한 붓글씨로 난치병 처방과 왕실의 비사가 적혀 있었다. 그는 감탄했다. 완벽한 고증, 종이의 질감, 먹의 농담까지. 의심할 여지 없는 진본처럼 보였다.
“놀랍군... 이건 국보급이야.”
“그렇죠. 하지만 이 책에는 아주 흥미로운 기록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닥터 리가 책의 뒷부분을 펼쳤다. 거기에는 낯익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바로 '메모린’의 화학 구조식과 똑같은 모양의 약초 그림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섬뜩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기억을 되살리려다 영혼을 잃으니, 사흘 밤낮으로 피를 토하고 죽음에 이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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