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주사위는 던져졌다

진실을 밝히는 사람들, 어니스트 시즌1

by 공감디렉터J

대한민국 야구계의 살아있는 전설, 투수 박민호.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송곳 같은 제구력으로 '무쇠 팔’이라 불리는 그는 올해 MVP 0순위였다.

하지만 그의 화려한 커리어 뒤에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진과의 결탁, 그리고 고의적인 볼넷과 승부 조작.

그는 치밀했다. 브로커와의 만남은 대포폰과 현금으로만 이루어졌고, 경기장 안에서의 '사인’은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자연스러웠다. 경찰 내사조차 증거 불충분으로 종결될 정도였다.


그날 밤, 박민호는 강남의 한 프라이빗 위스키 바 '루빅스’의 VIP 룸에 앉아 있었다.

승부 조작 성공을 자축하는 은밀한 자리였지만, 브로커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룸의 문이 열리고 묘한 분위기의 여성이 들어왔다.

“누구십니까? 여기 예약된...”
“합석 좀 해도 될까요? 일행분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못 오신다더군요.”

그녀는 어니스트의 심리학자, 엘레나 킴이었다. 붉은 드레스에 차분한 목소리,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부드러운 미소. 박민호는 경계심을 품으면서도 호기심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이라니, 무슨 소리죠?”
“글쎄요. 인생은 항상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잖아요? 마치... 9회 말 투 아웃 만루 상황처럼.”

엘레나는 자연스럽게 맞은편에 앉아 얼음이 든 잔을 만지작거렸다.

“박 선수, 야구가 왜 재미있는지 아세요?”
“그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죠.”
“맞아요. 하지만 만약... 모든 게 예측 가능하다면 어떨까요? 투수가 던질 공도, 타자가 칠 방향도 이미 정해져 있다면. 그건 스포츠일까요, 아니면 잘 짜인 연극일까요?”

박민호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는 짐짓 태연한 척 잔을 들었다.

“철학적인 이야기를 좋아하시나 보군요. 전 그런 건 잘 모릅니다.”

엘레나는 그의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동공의 확장, 목울대의 움직임, 그리고 잔을 쥔 손가락에 들어간 불필요한 힘. 전형적인 방어 기제였다.

“재미있는 실험을 하나 해보죠. 여기 주사위가 두 개 있어요.”

엘레나는 핸드백에서 투명한 주사위 두 개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당신이 이 주사위를 던져서 합이 7이 나오면 제가 오늘 술값을 다 낼게요. 하지만 다른 숫자가 나오면... 당신이 제 질문 하나에 솔직하게 대답해 주셔야 해요.”

박민호는 코웃음을 쳤다.
“제가 왜 그런 내기를 해야 하죠?”
“자신 없으신가요? ‘무쇠 팔’ 박민호 선수가 고작 주사위 던지기 하나를 두려워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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