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붉은 바이올린의 비명

진실을 밝히는 사람들, 어니스트 시즌1

by 공감디렉터J

도쿄 긴자의 뒷골목, '갤러리 녹턴(Nocturne)'은 아는 사람만 아는 은밀한 장소였다.

겉으로는 현대 미술을 다루는 평범한 갤러리였지만, 지하 수장고에는 세계 각국에서 도난당하거나 불법으로 반출된 국보급 문화재들이 잠들어 있었다.

이곳의 주인, 사카모토 켄지는 탐욕스러운 수집가이자 냉혹한 밀수업자였다. 그는 예술을 사랑한다고 떠들고 다녔지만, 실상은 예술품이 지닌 역사적 가치보다 그것이 가져다줄 천문학적인 금액과 소유욕에만 미쳐 있었다.


오늘 밤, 사카모토는 흥분에 젖어 있었다. 300년 전 사라졌다고 알려진 전설의 악기, '피에트로의 붉은 바이올린’이 그의 손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한 고택에서 도난당한 후 자취를 감췄던 이 악기는, 사카모토가 고용한 전문 도굴꾼들에 의해 국경을 넘어 이곳 지하 벙커까지 왔다.

“아름다워... 이 붉은 칠 속에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이 섞여 있을까.”

사카모토는 와인잔을 들고 바이올린 케이스 앞을 서성였다. 오늘 밤, 극소수의 VVIP 고객들을 초청해 비공개 경매를 열 예정이었다. 예상 낙찰가는 500억 엔.

그때, 갤러리 입구의 벨이 울렸다. 예약된 손님은 아니었다. 모니터에는 턱시도를 입은 훤칠한 동양인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카메라를 향해 우아하게 모자를 들어 인사했다.

“누구냐?”
“마술사 오스카라고 합니다. 오늘 밤, 이 바이올린이 연주할 비명... 아니, 선율을 위해 특별한 무대를 준비해드리러 왔습니다.”

사카모토는 코웃음을 쳤다. 경비원을 부르려던 찰나, 남자가 카메라에 대고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그것은 사카모토가 10년 전 잃어버렸다고 신고하고 보험금을 타낸 뒤 몰래 팔아치운 르누아르의 그림 사진이었다. 그 아래에는 거래 내역이 적힌 장부가 선명했다.

“들여보내.”

사카모토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오스카는 여유롭게 지하 벙커로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작은 가방 하나뿐이었다. 사카모토는 경호원들에게 눈짓을 주며 오스카를 포위했다.

“협박하러 온 건가? 배짱이 두둑하군.”
“협박이라니요. 전 그저 쇼를 보여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이 바이올린에는 슬픈 전설이 있거든요. 주인이 아닌 자가 손을 대면, 피눈물을 흘리며 비명을 지른다는...”

“헛소리 집어치워! 그딴 미신 따위 믿지 않는다.”

사카모토는 비웃으며 바이올린 케이스를 열었다. 조명 아래 붉은 바이올린이 요염한 자태를 드러냈다.

“좋아. 어디 한번 네놈의 그 잘난 마술을 보여봐라. 재미없으면 피눈물 흘리며 비명을 지르게 될 사람이 누군지 똑똑히 알게 될 거다!”

오스카는 미소 지으며 가방에서 흰 장갑을 꺼내 꼈다. 그리고 사카모토에게 정중히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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