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밝히는 사람들, 어니스트 시즌1
로마의 해질녘,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의 주랑 현관에는 오늘도 수많은 관광객이 다녀갔다.
그들은 웃으며 차가운 대리석 가면의 입속에 손을 넣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 돌 뒤편, 인간의 눈이 닿지 않는 깊은 심연에 여전히 고대의 여신이 눈을 뜨고 있다는 사실을.
신화 속 베리타스는 우물 속에 숨어 있었다. 그녀는 세상의 기만과 위선이 만들어내는 탁한 공기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1세기, 우물은 더 이상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었다. 광케이블과 서버, 무수한 데이터가 흐르는 디지털의 바다가 바로 현대의 우물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베리타스는 '어니스트(Honest)'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들은 유령처럼 존재했다. 누군가는 그들을 해커라 불렀고, 누군가는 예술가라 불렀으며, 권력자들은 그들을 공포라 불렀다.
서울 강남의 스카이라인을 내려다보는 태양건설 본사 45층 펜트하우스.
장석구 회장은 크리스털 잔에 담긴 위스키를 흔들며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 끝에는 다음 달 완공을 앞둔 초호화 주상복합 아파트 '더 팰리스’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완벽해. 저건 내 제국이야.”
장 회장은 입꼬리를 비틀어 웃었다. 겉모습은 웅장했다. 하지만 그 속은 썩어 있었다. 철근은 설계도의 70%만 들어갔고, 콘크리트 배합 비율은 기준치 미달이었다. 그 차액은 고스란히 그의 스위스 비밀 계좌와 정관계 로비 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 안전 진단? 돈다발 앞에서 감리단장의 눈을 멀게 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그때, 그의 비서가 조심스럽게 태블릿 PC를 내밀었다.
“회장님, '아키텍트 글로벌’이라는 해외 매거진에서 특별 인터뷰 요청이 왔습니다. 올해의 건설 혁신가로 회장님을 선정하고 싶다는데요.”
장 회장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허영심. 그것은 어니스트가 파고들 가장 훌륭한 틈새였다.
“혁신가라... 보는 눈이 있군. 진행시켜.”
약속 장소는 장 회장이 지정한 호텔이 아니었다.
매거진 측은 보안과 촬영 장비를 이유로 성수동의 폐공장을 개조한 프라이빗 스튜디오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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