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으로 일하는 상상

복지사의 길을 바라보며

by 솔나무

나는 아직 일하지 않는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일할 수 있을까, 괜찮을까, 버틸 수 있을까를 매일 묻고 있다.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과 건강가정사를 취득했지만,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마음이 당당해지는 건 아니었다.

몸이 아프다는 건 곧 ‘일할 수 없음’으로 연결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자꾸 상상한다.

복지 현장에 나가 있는 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서류를 정리하고,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나.

예전 같으면 두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일들이, 이젠 ‘하고 싶은 일’이 되었다.

아픈 몸으로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하루 컨디션이 시시각각 달라지고, 치료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다시 아프게 되면, 그 공백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걱정이 마음 한편을 무겁게 누른다.


하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내 곁엔 늘 함께 울어주고,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이들이 있었다.

그 따뜻한 손들이 나를 다시 걷게 했다.

그 기억 덕분에,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내 자리에서, 내 속도로, 할 수 있는 만큼의 도움을 주고 싶다.


지금은 아직 시작 단계지만,

아픈 몸으로도 누군가를 돕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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