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살고 싶었던 첫 마음을 떠올리며
육지에서 태어나고, 육지에서 살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육지라는 단어는 제주에 살면서 쓰게 된 단어입니다. 경기도와 서울에서 쭈욱 살았죠. 세상이 아니 대한민국이 서울이 전부이고, 그 나머지 동네는 관광지라고 혹은 사회과부도 한국지리에서 배우는 지역으로만 알았어요. 대구는 분지, 사과가 특산품, 태백산맥 높새바람, 제주도는 현무암, 삼별초 최후 항쟁지... 네, 한국지리를 좋아했어요.
스무살이 될 때까지 제주여행을 와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 저에게 제주도가 다가온 계기는 바로 군대였습니다. 전라남도 강진 남쪽 끝자락 마을, 정약용이 유배를 당했던 다산초당이 지척에 있는 그 곳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깊고 깊은 강진만 바다로 해가 떠오르는 일출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전라남도 군부대에는 제주도에서 온 군인들이 많았습니다. 아마 제주도의 예전 행정구역이 전라도에 속해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그냥 거리상 가까워서 그렇게 배정을 받는지도요. 제주도에서 온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있을 때면 제주 사투리를 썼습니다. "너 돈 언?", "뭐하맨~?", "~기!?" 이런 단어들을 알게 되었어요. 군대에서는 전국 팔도의 사나이들이 모여서 서로 사투리를 섞어쓰게 되거든요.
휴가 때면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 집으로 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제주도가 환상 속 섬이 아니라 실제하는 섬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먼저 전역하는 친구들이 "형, 제주도 놀러오면 재워줄게. 놀러와." 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전 진짜로 제주에 사는 전역한 친구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같이 한라산도 올라가고, 함덕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겼습니다. 그렇게 제주와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