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전에 - Part 2

by 물개사랑

진호는 좁은 골목을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처럼 질주했다.

좌우로 엇갈린 가정집 담장이 병풍처럼 둘러쌌고,

창틀에서 늘어진 빨랫줄이 그의 이마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슬아슬했다.

한 발만 늦으면 고양이 밥그릇을 차고 넘어졌을 거고,

반 발만 빨랐다면 튀어나오는 오토바이와 부딪혔을 터였다.

급하게 오른쪽 골목으로 꺾었다.

미처 보지 못한 개 똥을 밟았다.

발이 미끄러졌고, 그대로 바닥에 몸을 던지듯 자빠졌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또 달렸다.

전봇대와 전봇대 사이,

몸 하나 겨우 빠져나올 틈으로 비집고 나갔다.

가파른 경사,

계단도 아닌 흙비탈을 뛸 때는 중심이 무너질 것 같았다.

낮게 매달린 동네 행사 현수막이 얼굴을 때리듯 스쳤다.

천이 땀에 젖은 이마에 붙었다가 벗겨졌고, 그는 그대로 더 세게 달렸다.

골목은 끝날 듯 끝나지 않았다.

이제 골목이 그를 삼키는 것 같았다.

달리기보다, 탈출처럼.

숨이 헐떡이고, 시야는 뿌옇게 흔들렸다.

급하게 좌회전하는 순간,

“퍽.”

발끝에 뭔가가 맞았다.

노란색 플라스틱 장난감 트럭이 튕겨 날아가며 벽에 부딪혀,

부품들이 사방으로 떨어져 나갔다.

길바닥에 쪼그려 앉아 놀던 아이가 얼음이 되었다.

그리고 곧 울음을 터뜨렸다.

“아아앙!”

진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헐떡이며 말했다.

“미안! 나중에 꼭 사줄게!”

그리고 또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바로 옆집 대문이 쿵 하고 열렸다.

“재민아, 밥 먹자!”

앞치마를 맨 여자가 골목으로 나왔다.

아이가 곧바로 그녀에게 소리쳤다.

“엄마! 저 아저씨가 내 트럭 부쉈어!”

아이 엄마는 아이 얼굴, 진호의 뒷모습, 부서진 트럭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야!!!!”

엄마의 고함이 천동처럼 퍼졌다.

진호는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렸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거기 안 서! 너!! 파란 셔츠! 지금 거기 멈춰!”

골목이 울렸다.

슬리퍼가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거운 발걸음에 분노가 느껴졌다.

진호는 뒤돌아보지 않고 뛰면서 외쳤다.

“죄송합니다! 나중에 꼭 물어드릴게요!”진호는 이를 악물고, 더 빠르게 달렸다.


지름길의 끝자락, 작은 하천이 길을 가로막았다.

평소엔 발만 옮기면 건널 수 있는 작은 다리였지만, 지금은 공사 중이었다.

울타리엔 커다란 글씨로 쓰여 있었다.

< 보행자 통행금지 >

다른 다리를 건너려면 한참을 우회해야 했다.

그럴 시간은 없었다.

준호는 울타리 옆 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터질 듯한 심장 때문에 틈에 끼여 바둥거렸다.

물소리가 더 가까워졌다.

뒤따라 오는 여자의 목소리도 더 가까워졌다.

“너 잡히면 죽어!”

도랑엔 그나마 수위가 낮은 지점이 있었다.

거기에 돌 몇 개가 띄엄띄엄 놓여 있었다.

그는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한 발을 디뎠다.

첫 번째 돌. 미끄러웠지만 버틸 수 있었다.

두 번째 돌. 중심이 흔들렸지만 앞으로 내디뎠다.

세 번째 돌.

“철퍼덕”

발이 빠졌고, 발목을 넘은 물이 허벅지까지 훅 차올랐다.

몸이 휘청했고, 두 팔을 휘저었지만 중심을 잃었다.

물에 빠졌다.

파란 셔츠는 물에 흠뻑 젖었고, 바지 자락은 돌에 찢어졌다.

옷에 묻은 진한 양념이 씻겨 나가면서 물과 함께 바지 안쪽으로 들어왔다.

준호는 이를 악물었다.

젖은 바지를 끌어올리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모든 것이 더디고, 더 무겁고, 더 축축해졌다.

그는 홀랑 젖은 채로 다시 뛰었다.

셔츠가 피부에 들러붙고, 운동화 안엔 물이 찰랑거렸다.

“거기 서!”

그러나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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