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주, 물이 넘친 둑에 물길을 만들 때...
- 병아리가 하얗네.
- 응.
- 정말 병아리일까? 오리 아니야?
- 아니야, 병아리가 맞아.
-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 전생에 내 연인이었던 자의 환생이니까.
- 전생을 기억해?
- 아니.
-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 내가 사랑했던 존재니까. 알 수 있어. 여기로.
언주는 오른손 검지로 자기 가슴 정중앙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의 대화는 그걸로 끝이었지만
언주는 여전히 하얀 병아리를 바라보았고
나는 언주를 바라보았고
언주의 이름 뜻을 생각한다
언주, 유의어 둑기둥
물이 넘친 둑에 물길을 만들 때 그 양쪽에 세...
하고 끊겨서 화면을 나의 왼손 엄지로 터치하면
양쪽에 세우는 기둥
이라고
이어진다
(사실 말의 기둥인 줄 알았는데)
언주는 기둥이다
물길을 만드는 기둥
물이 넘친 둑이 있을 때
필요한 기둥
그렇다면 나는 둑이고
물은 언주의 전생의 사랑이다
- 발톱이 부러졌어.
- 응?
- 아마 스스로 부러뜨렸을 거야.
- 왜?
- 나를 보게 될 줄 알아서.
우리가 이렇게 만날 줄 알아서.
언주 사이로 무지개가 떠오른다
하얀 병아리는 검은 똥을 싸고
언주의 손은 결코 병아리를 쓰다듬는 법이 없고
병아리의 병수발은 내가 들고
- 무너진다는 말을 처음 배우던 날을 기억해?
- 그럴 리가. - 나는 기억해. - 언주야. - 추웠어.
너는 무너지지 마 언주야
라고 말하고 싶지만
올여름 비는 너무 많이 내렸고
배들이 사라졌고
말들이 쓸려갔고
배고픈 멧돼지들이 마을로 내려왔고
나는 거짓말을 조약돌처럼 물고
계속 둑을 쌓았고
언주를 기다렸고
언주는
전생에 죽은 사랑의 환생에게
달걀 프라이를 건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