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를 아시나요?

무급이지만 무가치하지 않습니다

by 솔솔솔파파


주부라고 하면 보통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 '가정에서 살림을 하는 여성 혹은 어머니'를 떠올릴 겁니다. 저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주부 일을 하시는 어머니 손에서 자랐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고, 우리 사회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부 역할을 하는 것은 늘 여성 이었기에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는 조금 다릅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도 많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맞벌이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혼자 살든 둘이 살든 밥을 해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며, 스스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주부의 일’을 해야만 합니다. 예전처럼 대가족이 함께 살며 역할을 나누던 시대가 아니라면, 이 일들은 자연스럽게 개인에게 돌아옵니다. 그래서 저는 주부라는 일을, 앞으로 누구나 하게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주부 일을 "그건 여자들이 하는 일 아닌가요?"라고 말한다면, 이제는 그 생각을 조금 바꿔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부 일은 아무리 일을 해도 경력을 인정 받거나 월급을 받지 않으니 직업이라고 할 수 없지 않나요?”누군가는 이렇게 질문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맞습니다. 주부는 공식적인 이력서에 한 줄 적기 어렵고, 월급도 없으며, 근무평가도 없습니다. 바로 그 점이 많은 사람들이 주부라는 일을 '직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직업의 가치는 반드시 월급이나 외부 평가로만 결정되는 것일까요?

우리는 흔히 직업을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이해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본질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떤 직업은 누군가를 돌보고, 공동체를 유지하며, 사람 사이의 온기를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주부는 바로 그런 일을 매일같이, 반복해서, 때로는 자기 존재를 내려놓으면서까지 수행합니다.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일을 원활하게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이자, 위기 상황에서는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감정과 상황을 안정시키는 조정자이기도 합니다. 제가 주부로 살아보니, 이 일은 단순히 집안일의 묶음이 아니라 하나의 '종합예술'처럼 느껴졌습니다. 육체노동, 감정노동, 기획, 시간 관리, 교육, 병간호까지 포함된 아주 복합적인 일이지요.


그래서 지금은 말할 수 있습니다. 주부의 일은 무급이지만 무가치하지 않습니다. 직접 월급을 받지는 않아도, 이 일들을 외부에 맡긴다면 상당한 비용이 들 것이므로 실질적으로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셈입니다. 수입은 없지만 지출을 절약함으로서 우리 집의 재산을 지켜주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