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없고 모든 것은 인간의 결정이고 삶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리핀 역을 맡은 제프 다니엘스의 연기다. 선과 악의 경계에 있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악당이기는 한데 악당이라고 욕하기 힘들 정도로 입체적인 캐릭터다. 신이라고 존재하지 않는 서부,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어찌보면 신과 같은 존재다. 실제로 신은 그렇게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세상에 좋은 일을 주지만, 나쁜 일도 한움큼씩 집어서 던진다. 그리핀이 그러하다. 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천연두 환자를 돌보는 선행도 한다. 세상에 선과 악을 모두 신이 선사하는 것처럼 그리핀도 누군가에게는 끔찍함을, 누군가에게는 구원을 준다. 극의 모든 이야기가 그리핀이 로이를 찾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 신과 같았던 그리핀 마저 죽는다. 결국 서부에서 신이 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그래서 신은 없다. 신과 마찬가지로 국가도 없다. 초반부터 연방 보안관에 별다른 손도 못쓰고 죽는 것은 바로 그 점이다. 군대 조차 아무런 도움도 그들에게 주지 못한다. 신도 국가도 없는 곳에서 결국 남는 것은 개인, 그리고 그 개인 직접적으로 얼굴을 마주치며 살고 있는 내 앞에 있는 또 다른 타자들 뿐이다. 신의 저주를 기다리는 인간들처럼 그리핀이 마을에 언제 도착하는가에 따라 극이 흐른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신의 상징할 수 있는 목사는 드라마에서 모든 판이 끝나고서야 등장한다. 교회는 마지막까지 완공되지 않은 상태로 드라마가 끝난다. 서부라는 지역에서 신은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고 마지막에 모든 일이 끝나고서야 등장하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존재라는 말 같다. 광산을 보고 오는 외지인, 마을주민, 그리핀 일당 등 3자 구도로 이루어진 집단 간의 구도도 갈등을 자아내는 중요한 요소다. 많은 경우 그렇지만 3은 정말 극적인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설정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묶었다. 예를 들어서 로이는 <셰인>, 광산과 관련된 이야기는 <맥케이와 밀러 부인> 등이 떠오른다. 여자만 사는 마을, 시력을 잃어가는 카우보이이자 총잡이, 흑인 마을 등, 기존에 많이 봤던 설정과 조금은 독특한 설정들이 많다. 하지만 설정에서만 끝나지 않고 캐릭터 각각의 사연과 감정을 잘 쌓아올린다. 7화까지 이어지는데 딱히 버릴만한 에피소드나 이야기가 없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캐릭터들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극의 오락적인 요소는 그리핀의 행동에서 시작한다. 그리핀이 로이를 찾는 추격극의 구조에서 긴장은 당연할 정도로 서서히 고조되는 구조다. 그리핀과 로이가 유사 부자 관계로 설정되어 있다. 로이와 트러키도 역시나 유사 부자관계다. 이 3명의 부자 관계를 통해서 성장, 부모의 역할 같은 것도 이야기한다. 6화까지 기다려도 멋진 총격전은 없다. 하지만 7화에서의 총격전은 기다림을 충족시킬 만큼 뛰어난 수준의 총격전이다. 뭔가 빵 터지는 재미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