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도, 인생도 퉁치며 살아간다

기대와 다름에 실망한 당신에게

by 다솜
지베르니의 어느 골목


사진을 찍다 보면, 가슴이 뛰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거다! 건졌다!" 속으로 외치며, 야호! 하고 기뻐할 때가 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설레며 찍었던 사진이 막상 편집할 때는

기대만큼 감동적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분명 더 예뻤던 것 같은데... 내가 뭐에 씌었던 걸까?"

스스로의 감각을 의심하며 실망할 때도 있습니다.


이 사진 역시 그랬습니다.

남프랑스의 작은 마을, 지베르니의 골목길.

가이드와 약속한 시간이 다가와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던 순간,

"이것만은 꼭 찍고 가야 해!" 하고 남긴 사진이었죠.

그때의 부드러운 바람, 포근한 햇살,

낡은 벽조차 따뜻하게 감싸주던 공기가 어찌나 완벽했던지,

사진 속에도 그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밋밋했습니다.

그날의 바람도, 공기도, 햇살도 사진 속에서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범하기만 했습니다.


사진은 이렇듯 늘 기대한 대로 찍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또 신기한 건,

"이건 별로다" 싶었던 사진이 편집을 거치고 나면 뜻밖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순간도 있다는 겁니다.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으니, 그냥 퉁치기로 하기로 했습니다.

찍을 때 반짝였던 감각이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별거 아니라고 여겼던 순간이 편집을 거치며 반짝이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요.

어떤 날은 기대했던 일이 실망스럽고, 어떤 날은 별 기대 없던 순간이 예상치 못한 기쁨을 줍니다.

그러니 실망스러운 하루가 오더라도, 또 다른 하루가 그것을 감싸 안아줄 거라 믿어봐도 좋지 않을까요.


다음엔, 처음엔 별거 아니었지만, 편집을 통해 진짜 마음에 들게 된 사진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그때까지, 부디 안녕히.


다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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