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후, 집 근처 단골 카페에서 여느 날처럼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 외국인 두 명이 카페로 들어왔다. 그들의 대화에서 중국어가 들려왔다. "중국어 소리가 참 예쁘네" 라며 듣고 있던 나는, 문득 대학 동기들이 스페인어 발음이 예쁘다고 할 때 혼자서 '중국어가 더 예쁘다'고 주장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시간이 흐르고, 그들 중 한 사람이 카페 직원에게 물었다.
"여기 앞에서 담배 펴도 돼요?"
직원은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
"저기, 가게 맞은편 나무 있는 곳에서 피셔도 돼요."
그 말을 듣고, 카페 맞은편 나무 밑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종종 봤던 게 떠올랐다. 나에게도 그 이미지가 익숙한 터라, '아마 저기 앞에서 피라고 하겠지?' 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익숙한 것이 아니였다.
"나무 있는 곳에서 담배 피셔도 돼요.'
?????
그 순간, 내가 늘 보던 익숙한 풍경이 텍스트로 전달되니 이상하게 이질감이 느껴졌다. 위치적으로는 맞는 말인데, 뭔가 어딘가 틀린 느낌이었다.
직원이 친절히 알려준 담배를 펴도 괜찮은 자리는 나름 담배피는 사람들에게 질서로 잡혀있는 곳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곳을 나무가 있는 곳이라고 표현하니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던 규칙을, 그저 익숙하게 넘어가던 질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순간, 그 의미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거 아닐까 싶었다.
익숙한 것들도 다른 시각에서 보면 느낌이 전혀 달라진다는 걸.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 속 규칙이나 질서가 한편으론 어딘가 어색하고 이질감이 들때가 있으며, 그것이 진짜 적합한 질서인가 생각할 필요도 있음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