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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Apr 06. 2024

딸내미의 밥 거부_240405

미국생활 231일 차



딸내미가 밥을 안 먹는다. 미국은 하도 학교 밥이 부실해서 저녁이라도 제대로 먹어야 되는데 걱정이다. (아무튼 한국이 좋았다. 한국 어린이집은 어쨌건 풀과 고기가 조금이라도 나오는데 여기는 채소라곤 감자가 전부고 (?) 식어빠진 소시지 같은 게 고기로 나온다. 딸내미는 급식을 잘 안 먹는 눈치)


인터넷에 뉴욕 학교 급식 검색하면 이런 사진들이 나온다 ㅋㅋ


딸내미는 애초에 풀떼기를 잘 안 먹는다. 그래서 비빔밥, 미역국, 카레 같은 딸내미가 먹을 만한 걸 번갈아 가면서 하고 있다. 문제는 요리의 초점이 편의성이 아니라 딸내미가 잘 먹는데 맞춰져 있어서, 요리하기 버거워진 임산부한테는 힘들다. 하느라 내내 냄새를 맡고 나면 나는 못 먹기 마련이다. 저번에는 수업 중간에 잠깐 들어와서 미리 저녁을 준비해 놓고 나는 시간이 없어 컵라면을 먹는데 이게 맞나 싶었다. 그렇게 음식을 했는데 이걸 안 먹다니 ㅜ


냄새나는 양고기 구이도 하고! ㅠㅠ


사실 문제의 주요 원인을 알고 있다. 남편은 몸에 안 좋아도 맛있는 거면 애한테 먹이려고 하고 (빵을 먹을 때 나는 우유를 권한다면 남편은 잼을 권한다) 밥 먹기 직전에도 간식을 먹인다. 그리고 저녁 안 먹으면 구박하고. 딸내미는 남편처럼 언제든 얼마만큼이든 먹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ㅋㅋ


몇 년 전부터 있었던 문제고 얘기도 해봤지만 욱하기만 하고 듣지 않아서 가만 두고 있었는데, 암튼 다 경험해 봐야 안다.


어제 남편은 딸내미가 비빔밥을 안 먹자 분해서 딸내미 초콜릿을 다 버렸다. 딸내미는 울고 불고 난리가 났고. 남편은 딸내미가 배가 좀 고파봐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남편이 느끼는 바가 있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딸내미가 고생이 많다. 그래도 평소에 재밌게 잘 놀아주니까 그걸로 참아보자 ㅎㅎ


그래도 아빠랑 놀 때가 젤 재밌는 딸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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