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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내 방학도 힘들군 ㅎㅎ_240512-3

미국생활 269-70일 차

by 솜대리



방학이 되면서 더욱 본격적으로 딸내미와 함께 하고 있다. 물론 그전에도 학업의 최소화 + 육아의 최대화를 추구했었으나 이제는 본격적이다.


일요일에는 딸내미와 일어나서부터 3시까지 둘이 함께 했다. 남편은 그 사이 달리기도 하고, 장도 보고, 밀린 집안일도 하고. (유튜브 들으며 내가 하고 싶었지만… 밀린 집안 일과 육아 사이에서 남편을 위한 선택을 했다…) 딸내미는 못 살게 귀여웠지만 내 에너지가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두손두발 들고 잠시 바깥으로 나갔다.


이제 학교가 오픈했다고 하길래 거기서 공부할 셈이었는데, 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주말이라도 가는 도서관마다 문을 닫았다. 학교에는 학생보다 경찰이 더 많았다. 아니 이걸 열었다고 할 수 있나… 결국 캠퍼스 산책만 한 바퀴하고 잠시 카페에 들렀다 집에 왔다. 그래도 나갔다 오니 좀 살겠다.


건물 입구마다 경찰이 일곱여덟씩 서 있다.


월요일에도 내가 하원을 했다. 남편 핸드폰이 여기 와서 깨졌는데, 깨진 후 임시로 쓰던 6년 된 폰도 맛이 갔다. 보통 이럴 때는 내가 나서는데, 항상 나서봤자 남편에게 좋은 소리도 못 들어서 이번에는 가만히 있었다. 남편이 핸드폰 없는 상태에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부서진 지도 일주일이 지났고 남편이 핸드폰 없는 상태에 내가 갑갑해서 나섰다. 남편은 아침에 힘들게 달리기 훈련도 하고 왔는데, 삼성 공식 인증 수리 센터에 갔다가, 삼성전자 수리센터에 갔다가, 점심까지 사 먹었더니 (이건 남편의 정신적인 타격을 더주었다.) 남편의 육체와 정신이 모두 탈탈 털렸다. 결국 내가 하원을 하기로 했다.


이 상태…


가는 날이 장 날이라고 놀이터에 친구도 없어서 딸내미와 2시간 동안 놀았다. 딸내미가 비교적 잘 놀아주긴 했지만 쉽진 않았다. ㅎㅎ 다녀와선 얼른 저녁 준비를 하고, 남편 정리하는 동안 애 보면서 남편 폰 때문에 삼성 서비스 센터에 이리저리 연락하고. (유튜브 들으면서 정리하고 싶었다… 하지만 또다시 남편을 위한 선택…)


그래도 딸내미가 간간히는 놀이터에 있는 애들과 놀았다. 딸내미 친화력에 감탄


(결론적으로 한국에서 온 폰이 파손되면 고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이걸 알아보느라 하루 종일을 썼다. 고치기 힘들다는 건 그렇다 쳐도, 뭐 하나 알아보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중간중간 잘못된 정보도 너무 많고. 서비스의 삼성이라 한국에서는 서비스를 기대하고 삼성을 살 때도 많은데, 외국에서는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우니 삼성을 구매할 메리트가 많이 떨어질 것 같다.)


도시에서 보내는 내 방학은 진짜 힘들다. 밥 하는 것도 힘든데 억지로 했더니 이제 한계를 넘어선 느낌이다. 나의 일상탈출을 위해서라도 남은 며칠 여행을 가야 하나. ㅎㅎ 이번 임신은 진짜 체력이 많이 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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