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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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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Jul 05. 2024

뉴욕의 성수를 가다_윌리엄스버그_240703

미국생활 319일 차




윌리엄스버그는 말하자면 브루클린의 성수동 같은 곳이다. 성수동처럼 예전에는 창고나 공장이 많았던 곳들이 이제는 카페와 편집샵이 가득한 동네가 되었다. (사실 순서로 따지면 여기가 먼저라, 성수가 윌리엄스버그처럼 된 거지만.) 십몇 년 전에 뉴욕에 왔을 때도 이 동네가 힙하다고 해서 와봤는데, 그때는 가이드 북에 ‘그래도 조심히 다녀라’라는 말이 있었다. 그 말을 보고 가서 그런지 왠지 어두운 구석도 있어 보였고. 하지만 이번에 방문할 때는 그런 걸 전혀 못 느꼈다. 오히려 쾌적했다.  


안경점도 이렇게 예쁘다


맨해튼에서는 어디서나 나는 찌린내가 여기선 나지 않았고, 보행자 도로도 훨씬 넓었어 다른 사람들과 부딪힐 걱정 없이 걸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동네인 건 마찬가지여서 엄청 큰 가로수들이 시원하게 그늘을 드리웠다. 카페나 편집샵들도 옛 창고들을 개조해서 그런지 널찍했다. 맨해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공간감이었다. 넓고 쾌적한데 핫한 스폿이 많은 곳이라니,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널찍한 카페라니 (Partners coffee)


나름 먼 곳이라 관광객의 마인드로 다녔다. 언제 또 오겠냐는 생각에 커피가 고프지 않아도 커피를 두 번이나 마셨다. 처음에는 영화 ‘인턴’에 나온 Partners coffee에서, 두 번째는 Devocion에서. (Devocion은 맨해튼에도 몇 개 지점이 있지만, 여기가 공간이 유명하다.) 둘 다 공간도 좋았고, 커피도 맛있었다. 우리 동네에선 맛있는 커피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동네였으면 돈 좀 썼겠다 싶었다.


Devocion


중간중간에는 서점과 편집샵들을 돌아다녔다. 책도 옷도 빈티지가 많았다. 사실 빈티지에 크게 관심이 있는 건 아니라서 ‘이런 게 있군’ 정도로 지나갔고, 오히려 맨해튼에도 있는 McNally Jackson Books의 지점에서 시간을 오래 보냈다. 나름 규모 있고 인지도 있는 McNally Jackson Books는 원래도 좋아하는데, 우리 동네에서 먼 편이라 자주는 못 갔다. 뉴욕에 대한 여러 독립 서적들이 많고, 요리책도 다양해서, 이것저것 잔뜩 사고 싶은 걸 참았다.


‘올 여름 추천 도서 목록’ 이 아니라 ‘여름 리딩 매트릭스’다.


점심은 그 유명한 L'Industrie Pizzeria에서 먹었다. 1시쯤 갔더니 대기가 좀 있었는데, 먹을 때 즈음 되니 대기줄이 사라졌다. 엄청 얇은 도우에 맛있는 토핑 구성이긴 했지만, 한국의 피자 맛집들도 이런 구성이 많아서 나중에 다시 생각나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우리 동네 피자 맛집의 사각형의 톡톡한 도우 피자가 한국에는 많지 않아 더 그리울 것 같다.


맛은 있긴 했다만


쾌적한 환경 속에서 힙한 카페와 샵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진짜 성수 같았다. 가는 길에 지하철로 지상, 그것도 물 위를 지나가는 것도 그랬고. 물리적으로는 맨해튼에 더 가까운 곳인데, 성수를 더 가깝게 느끼다니 재밌었다.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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