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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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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Oct 27. 2024

플레이 데이트, 핼러윈 파티 개시 _241025

미국생활 433일 차



둘째의 생애 첫 플레이데이트가 있었다. 물론 생후 두 달 밖에 안 된 둘째가 친구랑 놀 일은 없고, 엄밀히 말하면 엄마들의 데이트였지만. ㅎㅎ 첫째 Pre-K 친구 엄마 중에 나랑 일주일 차이로 아기를 낳은 엄마가 있다. 안 그래도 애들끼리 Pre-K 막판에 친해져서 일주일에 한 번씩 플레이데이트를 하면서 엄마들끼리도 좀 친해졌는데, 출산하고도 종종 연락이 왔다. 몇 번 연락을 나누다 아예 우리 집으로 초대했다.


아기들은 사진 한 장 찍을 때만 붙여놓고, 각자 애를 안고 엄마들끼리 폭풍 수다를 떨었다. 아기들 성장 속도가 거의 같아 그것만 해도 수다가 끊이지 않았다. 첫째 때 조리원 동기를 안 만들었는데, 조리원 동기가 있다면 이럴까 싶었다.


모자이크도 숨길 수 없는 동양 아가와 서양 아가의 차이 ㅎㅎ


그 외에도 이 엄마랑은 공통점이 참 많아서 (첫째 나이와 성향, 커리어 상황, 육아 스타일 등등) 계속 여기 살았으면 절친 각이었다. 이러기 쉽지 않았는데 벌써 떠나기가 아쉬웠다. 그 집 엄마도 만나서 좋았는지, 10일 후 그 집으로 초대를 해줬다. 가기 전에 자주 만나서 공동 육아 해야지.


저녁에는 첫째를 데리고 핼러윈 파티에 갔다. 첫째의 파티 시즌이 시작됐다. 딸내미 친구 집에서 소규모로 여는거라 딱 세 집만 초대됐는데, 영광스럽게도 초대 됐다. ㅎㅎ 아들 다섯 (+ 막내는 생후 3주) 엄마가 하는 거라 파티를 연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파티도 엄청 잘 준비했다.


여기에 피자에 음료. 애 다섯 데리고 이정도면 정말 훌륭하다…


음식도 나름 신경을 썼고  애들 액티비티를 대여섯 개나 준비했다. 그것도 일회용 접시로 핼러윈 호박 만들기, 스파게티에 숨겨진 거미 반지 찾기, 야광봉 달고 춤추기, 까만 종이에 흰 면봉 붙여서 뼈다귀 만들기, 롤리팝 휴지로 싸서 유령 만들기, 못 쓰게 된 플레이도우에 눈알이랑 막대기 붙여서 거미 만들기 등 다 직접 준비한 액티비티였다.


그 집 큰 아들은 나서서 더 어린 애들 액티비티 하는 것도 도와주고


그 와중에 자기 아들한테 피드백 다 해주고 (‘너 그 엉덩이 씰룩쌜룩하는 움직임 너무 귀여워’), 교육도 하고. (‘Funny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어감이 있어. 그럴 때는 이런 단어를 쓰는 거야.’) 보면 볼수록 경이롭다. 내일모레 딸내미 생일잔치가 새삼 걱정됐다. 어딜 봐도 그 엄마가 나보다 힘든 상황인데 준비는 내가 훨씬 덜 됐다. ㅋㅋ


롤리팝 휴지로 싸고 끈으로 묶고 펜으로 얼굴 그려 유령 만들기 ㅎㅎ


아 딱 한 가지 그 집이 우리 집보다 나은 건, 막내의 성향이었다. 나는 빽빽 소리 지르는 둘째를 뒤로 하고 나왔는데, 그 집 애는 파티하는 옆에 혼자 누워, 애들이 소리를 지르든 형광등이 환하게 켜져 있든 잠만 잤다. 다른 애들도 다 이렇게 순했냐고 했더니 얘만 그렇단다. 다섯 낳았더니 드디어 순한 애가 나와서 여섯째도 낳아봐야겠다고. ㅋㅋㅋㅋ  애들이 워낙 잘 놀아서 엄마들끼리도 재밌게 수다 떨고 놀았다.


광란의 댄스 타임 ㅋㅋ


바쁜 하루였다. 아침에는 (남편이 갔지만) 심지어 딸내미 학교의 참관 수업도 있었다. 학교 행사에 때마다 파티에, 다른 집과 소셜까지 하려면 아무리 전업 엄마라도 하루가 부족할 것 같다.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전업 엄마를 처음 해보는 나로서는 경험할 때마다 걱정이 쌓인다. 복직하면 애 깨있는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인가도 장담이 안되는데. 뒤늦게 대학원을 하러 와서 커리어 욕심이 있다고들 생각하지만, 나는 오히려 여기서 전업 엄마를 경험해 보면서 워라밸에 대한 갈망이 커지는 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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