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456일 차
첫째 장난감을 환불하러 미드타운에 갔다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슬쩍 들렀다. 한 달에 한 번은 왔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네 달 만에 온 것 같다.
현대 미술은 딱히 관심이 없는데 MOMA는 참 좋다. 난해한 현대 미술만 있는 게 아니라 고흐, 모네, 마티스, 폴 세잔의 그림들도 가득하고, 공간도 멋지다. MOMA가 자리한 미드타운은 타임스퀘어가 있는 정신없는 곳인데, MOMA만 들어서면 깔끔하고 모던한 카페에 들어온 느낌이다. 그곳을 거닐며 좋아하는 작품들을 보다 보면 별로 안 좋아하는 현대 미술도 한두 점 볼까 싶어 진다.
오늘은 앙리 마티스 특별전을 봤다. 두 칸 남짓 되는 전시장에서 열렸지만, 임팩트가 있었다. 나이가 많아 붓을 못 들게 된 노화백이 색종이를 잘라 만든 작품들이 모여 있었는데, 몸도 힘들고 더 이상 일 할 필요가 없지만 계속해 나가야만 하는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나도 육아하느라 힘들어도 자투리 시간에 내 일을 뭐라도 하려고 애쓰니까 ㅋㅋ
상설관에 가서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도 다시 보았다. 작품을 만드는 방법은 바뀌었지만 색감과 느낌은 그대로였다. 어떤 작품이 어딨는지 지도를 보거나 누구에게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미술관이 있다는 게 참 좋다. MOMA도 진짜 그리울 거다.
둘째 수유 시간 때문에 한 시간 정도밖에 못 있었지만 진짜 힐링되는 시간이었다. 지지난주부터 일주일에 한 번은 미술관에 가겠다고 마음먹어놓고 자잘한 일들 때문에 내내 못하고 있다. 이젠 정말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