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460일 차
4일 연휴가 끝난 후 드디어 첫째가 학교에 갔다… ㅎㅎ 이번주 내 시간을 언제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는데 고맙게도 남편이 가고 싶은 곳들 다 가라고 격려를 해줬다. 자기는 가고 싶은 곳이 없고 여기나 한국이나 똑같은데, 나라도 즐기면 여기 있는 보람이 조금 더 있지 않겠냐는 거였다.
그 말에 힘을 얻어 일단 나서기로 했다. 박물관은 지난주에 갔었으니 오늘은 원래는 알코올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파는 바에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바 바로 옆에 엄청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한 바가 있었고 오픈 딱 3분 전이었다. 오늘이 아니면 기회가 없겠다 싶어서 바로 틀었다.
역시나 줄이 있었지만 다행히 바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번쩍이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에 360도 둘러싸여 클래식한 캐롤들을 듣고 있자니 연말 분위기가 내 몸에 막 주입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새로울 건 없었다. 작년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한 바에 가봤다. 이곳이 그곳보다 더 유명한 곳이지만, 기본적으로 비슷했다.
한 잔을 하고 나와서 알딸딸한 채로 허드슨 야드에도 들렀다 갔는데, 그곳의 크리스마스 장식도 똑같았다. 거리의 분위기도 그렇고. 크리스마스 바와 미드타운을 다니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막 주입되는 건 좋았지만, 새로운 게 없다고 생각하는 날 보며 이제 진짜 여기는 일상이구나 싶었다. 여기를 일상을 삼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적어도 여기서 볼 건 다 봤다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다독여야지.
오늘 오전에는 각 잡고 첫째가 갈 기관을 알아봤다. 이제 진짜 갈 때가 다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