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씨와 성수기씨

by Some Bassil

연중 카페는 2월이 제일 큰 비수기이다. 긴긴 설 연휴와 아이들 방학으로 손님들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고 지출도 큰 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페들도 성수기에 2월을 대비해 두는 지혜가 없으면 때에 따라서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느낌을 2월에 경험할 수 있다. 보통은 성은 ‘비’씨요 이름은 ‘수기’라는 중성의 역마살 낀 손님이 다녀가는 2월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만 간절해진다.

그래서 더욱 2월은 길지 않아 다행이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여전히 성수기라고 하기에 약간의 무리가 있지만 꽃봉오리가 차오르고 새싹에 물이 오르는 3월이 코앞에 있으니까 말이다. 지난 초겨울은 사실 걱정이 있었다. 너무 더운 초겨울이라니 이러다 겨울날씨가 없어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초봄에 꽃은 제대로 필 것이며 과일이나 곡식은 제대로 알이 차오르기나 할까? 우리나라도 과일은 바나나나 망고를 재배해서 그런 열대과일들을 먹어야 하는 건가? 여러 가지 걱정이 있었지만 12월이 가기 전 강추위가 찾아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겨울아!
너 아직 죽지 않았구나
살아 돌아와 고맙다 “

우리나라 기후가 온대를 벗어나 아열대로 전환되면 커피를 자연재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소식이 전혀 반갑지 않다. 이런 기후변화가 얼마나 무서운 자연재해를 동반할 것인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커피재배만 놓고 자연재배에 환호할 일이 아니라 비수기씨가 다녀가는 2월이라고 해도 동장군이 찾아오는 겨울이 반가운 것이다. 삼사월에는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며 내가 좋아하는 과일과 곡식이 단단하게 알이 차오르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좋다.

설 연휴가 지나고 봄날처럼 따스한 햇살에 이어 봄비처럼 따스한 비가 내린다. 비수기씨가 곧 떠나고 성수기 씨가 올 거라는 따스한 기대로 오늘은 가슴을 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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