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란 장대비가 하늘모르고 쏟아진다. 빗물에 맞은 개구리는 연못 가장자리의 비그늘로 피해 눈을 깜박인다. 나비날개가 잠시 젖는다. 벼 이삭 잎을 허리에 매고 분진을 톡 털어낸다. 구슬져 맺힌 물방울이 땅 속에 엉켜든다.
아이는 처마 밑에서 방금 찐 옥수수를 물고 하는 양을 본다. 날아가지 못한 청보랏빛 날개는 금새 씻기었다. 하늘에는 무지개가 어슴프레 빗금을 그린다. 양 어깨를 손끝으로 잡아본다.
“얼른 가서 흐르는 물에 씻어“ ”그러고 싶지 않아“ ”실명할수도 있어“ 더는 기댈 수 없는 아이는 툭툭 털고 일어나 수돗가로 향한다. 그의 무릎은 이미 넘어진 흉터가 가득 하다.
프시케는 그렇게 아이와의 마지막 만남을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