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맞이하는 아침
사람은 원래 하나 둘 멀어지게 되어있다. 죽음이 그것이다. 죽음이란 사회적인 죽음과도 맞물린다. 나이가 들었는데 부인이 없다는 것, 남편이 없다는 것. 이 상실감을 젊은이들은 모른다. 먼저 돌아가신 부모님과 남겨진 자식들을 건사할 양이면, 그들의 몸은 아프고 병들어있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고 누군가의 잘못도 아니다. 이 사람들은 그저 남은 사람일 뿐인데 질타를 받는다. 나는 이렇게 살기가 싫었다. 너무 초라하고 너무 볼품이 없어서 울면서 나는 당신처럼은 안 산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잘못이었다. 이 사람들은 피라미드의 정점에 선 사람이 아니라 힘들다고 말 조차 못하는 제일 아픈 사람들이었다.
나에게는 조부님이 계시다. 내가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께 나는 철없이 “할아버지 친구들 어디계세요?“ 라고 했는데, 할아버지께서는 ”다 죽고 없다.“고 하셨다. 그 말에 통탄을 하는 시점이 이제는 나에게 온 것이다. 나와 같은 이들이 사회 곳곳에서 숨죽여 앓고 있다. 나는 개죽음을 잊지 못해 한이 맺혀있다. 누구든 멱살을 잡고 내 사람 돌려내라고 상대방 가슴을 퍽퍽 치며 울고 싶다. 나는 왜 잊지 못하는가? 그날의 향기 그날의 습도 그날의 날씨 그날의 기억이 내 가슴을 내리 훌친다.
남의 작은 잘못은 내 가르침 받되 덮어두라 하셨다. 바늘처럼 돋아있는 거스러미들은 내 기꺼이 손을 다치더라도 꺾어내 다른사람들이 편히 갈 수 있도록 하라고 그렇게 배웠다. 나는 대가 곧은 편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갈대처럼 살라는 아버지 말씀에도 나는 그러지 못해 뚝뚝 뿌러져 나갔다. 나이가 들고나서야 한 김이 식는다. 내가 이를 뽑혔구나를 느낀다. 그래 원망할 이는 모두 죽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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