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과거야, 이제 떠나자
출발선은 동등하지 않다. 세상에 나와 사물을 인지하고 습득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다. 배움의 시간도 동등하지 않다. 나는 오늘도 노동을 하면서 깨닫는다. 결코 동등한 선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 다 같지 않다.
이렇다 할 바 없는 나는, 세상에 밥그릇이 많은 것을 안다. 남의 것보다 적은 밥알수를 세며 기다리고 있을 내가 아니기에 박박 그러모아 먹고 뛰쳐나갈 준비를 한다. 모두 다 그럴 수도 있다.
앞으로 나가고자하나 가끔씩은 이리저리 발목을 잡힌다. 체력, 일, 그리고 감정. 한 발자국 나아가면 두 발자국 후퇴한다. 어떻게 해야할까? 그래도 울지 않고, 뛰쳐나가지 않고, 버티면서 산다. 모두 다 살아가는 일이다.
합격을 위하여 사는 인생은 아니었나?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일은 마냥 기쁘진 않다. 왜 이짓을 하고 있는지 가끔은 회의감이 든다. 더 많은 게으름이 주마등을 스쳐간다. 모두 다 지나가는 일이다.
남들이 보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수 많은 사람들이 구설수를 만든다. 우호적인 분위기, 부드러운 말씨, 우아한 몸짓을 해도 여전히 사회의 반응은 냉랭하다. 굳이 인정받을 필요가 없다. 하물며 애쓰는 나 조차도 모두 다 잊혀질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달라질까? 나는 돌아본다. 나의 인생을 사는 도중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완성되지 않은 나를 만들어내기위해 기다려달라고 해야할까? 눈을 꾹 감으면 다시 원점이 된다. 희생할 준비가 되어도, 모두 다 헛된 일이다. 다시는 없을 일 같기에 모두 다 놓을 일이다.
시간에 나를 녹여 만들어 내는 일은 늘 고달프다. 안타까운 일이다. 발을 들여 놓은 이상 이 짓을 평생 해야한다. 시작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지겹지만 도망칠 길 없이 해야하는 일이다. 끝 또한 내가 만든 일도 아니다. 그렇게 나는 너의 일을 본다. 그렇게 나는 나의 일을 본다. 모두 다 본인의 일이다. 접점이 없기에 나는 뒤돌아서서 쳐다본다. 과거는 과거다. 미래의 나를 모두 다 풀어다오. 나도 과거의 너를 놓아줄테니.
아는 일이란 그렇다. 모든 것을 모두 다 아울러야 한다. 요리조리 도망치면서 말하는 성격이 아니라 질질 끌지 않는다. 나는 나의 인생을 망친 너를 놓아준다. 그리하여 후대를 살린다. 나 또한 결혼하여 아이를 갖게되면 또 다시 일이 반복될 거 같아서,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더이상 무서워서 살 수가 없기에 모두 다 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