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산다.

나의 과거야, 이제 떠나자

by 원조글맛집 이경희

출발선은 동등하지 않다. 세상에 나와 사물을 인지하고 습득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다. 배움의 시간도 동등하지 않다. 나는 오늘도 노동을 하면서 깨닫는다. 결코 동등한 선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 다 같지 않다.


이렇다 할 바 없는 나는, 세상에 밥그릇이 많은 것을 안다. 남의 것보다 적은 밥알수를 세며 기다리고 있을 내가 아니기에 박박 그러모아 먹고 뛰쳐나갈 준비를 한다. 모두 다 그럴 수도 있다.


앞으로 나가고자하나 가끔씩은 이리저리 발목을 잡힌다. 체력, 일, 그리고 감정. 한 발자국 나아가면 두 발자국 후퇴한다. 어떻게 해야할까? 그래도 울지 않고, 뛰쳐나가지 않고, 버티면서 산다. 모두 다 살아가는 일이다.


합격을 위하여 사는 인생은 아니었나?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일은 마냥 기쁘진 않다. 왜 이짓을 하고 있는지 가끔은 회의감이 든다. 더 많은 게으름이 주마등을 스쳐간다. 모두 다 지나가는 일이다.


남들이 보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수 많은 사람들이 구설수를 만든다. 우호적인 분위기, 부드러운 말씨, 우아한 몸짓을 해도 여전히 사회의 반응은 냉랭하다. 굳이 인정받을 필요가 없다. 하물며 애쓰는 나 조차도 모두 다 잊혀질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달라질까? 나는 돌아본다. 나의 인생을 사는 도중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완성되지 않은 나를 만들어내기위해 기다려달라고 해야할까? 눈을 꾹 감으면 다시 원점이 된다. 희생할 준비가 되어도, 모두 다 헛된 일이다. 다시는 없을 일 같기에 모두 다 놓을 일이다.


시간에 나를 녹여 만들어 내는 일은 늘 고달프다. 안타까운 일이다. 발을 들여 놓은 이상 이 짓을 평생 해야한다. 시작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지겹지만 도망칠 길 없이 해야하는 일이다. 끝 또한 내가 만든 일도 아니다. 그렇게 나는 너의 일을 본다. 그렇게 나는 나의 일을 본다. 모두 다 본인의 일이다. 접점이 없기에 나는 뒤돌아서서 쳐다본다. 과거는 과거다. 미래의 나를 모두 다 풀어다오. 나도 과거의 너를 놓아줄테니.


아는 일이란 그렇다. 모든 것을 모두 다 아울러야 한다. 요리조리 도망치면서 말하는 성격이 아니라 질질 끌지 않는다. 나는 나의 인생을 망친 너를 놓아준다. 그리하여 후대를 살린다. 나 또한 결혼하여 아이를 갖게되면 또 다시 일이 반복될 거 같아서,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더이상 무서워서 살 수가 없기에 모두 다 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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