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 대출했던 책이 계획에 없던 외박들로 연체가 되어 10권이 넘는 그림책들을 카트에 담아 반납을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
둘째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향하는 길
아이가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
주차장에 아이를 두고 책을 얼른 반납하고 올 것인가 자는 아이를 깨워 데리고 가야 할 것인가
차 시동을 끄기 전에 잠시 고민에 잠겼다.
아무래도 아이와 함께 하는 편이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아이를 한쪽 팔에 안고
한 손에는 카트를 끌고 도서관을 향했다.
도서관을 향하다 아이가 신고 있는 신발이 떨어져 왔던 길을 돌아가 떨어진 신발을 주어 끙끙대며 일어나길 한 번. 작은 도서관 입구에서 문을 열기 위해 끙끙대길 두 번.
마침 그 모습을 보시고는 연세가 있어 보이시는 사서님이 빠른 걸음으로 나오셔서 문도 열어주시고 그냥 들어가라며 카트를 맡아 안으로 들여주셨다.
반납하려 들고 온 책을 손수 들어 올려 반납처리 해주시며 시원한데 앉아있으라고 손짓을 계속하신다. 반납처리를 마치시고는 오셔서 "시원한 물 한잔 줄까요?" 하며 말을 건네시는데 연체된 책을 반납하는 마음에서 벌써 죄책감이 한가득 들어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하며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아이는 여전히 품에 안겨 일어날 생각이 없고 첫째 아이 하원을 가기에는 한 시간 넘게 여유가 있어 책한 권을 꺼내 들고 앉아 품에 안긴 아이의 온기와 사서님의 따뜻한 배려와 책을 펼쳐 볼 수 있는 잠깐의 여유가 가져다준 따스한 봄 햇살을 받는 느낌에 빠져있을 즈음..
도서관 안으로 들어온 상호대차를 신청한 어떤 회원님의 날 선 어투가 순식간에 불편한 기운을 확 끼얹는 듯했다.
손에 들고 있던 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그 대화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차갑고 날 선 말투로 사서님의 탓을 하며 한마디 하는 회원..
작은 도서관에서 업무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듯 어딘가 전화를 걸며 지금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물으셨고 마침내 해결되어 싸해졌던 분위기가 다시 재 공기를 찾았을 때까지
입에서 나오는 말이 타고 오는 공기에 온도가 상대를 포함 그 장소에 얼마나 크게 퍼져나가는지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한 시간 남짓 머무르다 첫째 아이 하원시간이 되어 둘째를 깨워 나오는데 사서분은 문을 열어주시며 아이에게 "아이가 참 예쁘다"며 따뜻한 미소를 건네셨다.
말의 온도에 참 민감했구나 나를 돌아보게 하던 그 찰나에 순간이 오늘 종일 마음과 피부에 남았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