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가진 무게

by someformoflove

사람에게는 말이라는 강력한 소통의 도구가 있다. 하지만 그 도구는 우리를 연결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이라는 부작용도 함께 만들어냈다. 말이 생기기 전에는 없었을 복잡한 문제들이, 언어의 발달과 함께 우리 삶에 스며들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있을까? 그 말들이 얼마나 지켜지지 않는 채 흩어지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 “밥 한번 먹어요”라는 흔한 인사말조차 그렇다. 정말로 그 말을 진심으로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단순히 분위기를 무마하거나, 어색한 순간을 채우기 위해 내뱉는 말들. 그 말들은 쉽게 흩어지고, 쉽게 잊혀진다.


나는 그런 말들보다는 조금 더 명확한 언어를 선호한다. “밥 한번 먹어요” 대신, “이번 주 저녁에 밥 한번 먹어요, 시간 언제 괜찮으세요?”라는 구체적인 말이 더 좋다. 말에는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호한 말속에 숨은 뜻을 남기는 것은 사랑처럼 조심스러운 감정이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말은 우리의 의지를 담아야 한다. 나는 내가 할 수 없는 말은 아끼고, 할 수 있는 말만 남기려고 노력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조심스러운 말은 “보고 싶다”다.


“보고 싶다”는 내게 참 어려운 말이다. 보고 싶다는 감정은 단순하지만, 그 말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믿는다. 누군가가 보고 싶다면, 나는 지금 당장 그를 보러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내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보고 싶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말만 한다.


예를 들어, “사랑한다”는 말이다. “보고 싶다”라는 감정이 내 안에 있지만 그 감정을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나는 그 감정을 포함한 더 큰 말, “사랑한다”를 선택한다. “보고 싶다”가 그리움과 바람이라면, “사랑한다”는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확실한 말이기 때문이다.


말은 사람 사이를 연결해 주는 도구인 동시에, 책임을 요구하는 무게를 가지고 있다. 나는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고 싶지 않다. “보고 싶다”라는 말이 단순히 던져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에 담긴 행동까지 함께 느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는 말의 무게를 조금 더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


모두가 쉽게 내뱉는 말보다는, 그 말에 진심과 행동이 담긴 언어를 전했으면 좋겠다. 단어 하나에도 상대가 나를 향한 의지와 책임을 느낄 수 있도록. 그런 말이야말로 진짜 의미를 가진 언어가 될 것이다.


말은 쉽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렇기에 나는 말의 책임을 지지 못할 때에는 차라리 침묵을 택한다. 가볍게 던져지는 말보다, 무게 있는 침묵이 더 큰 진심을 전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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