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소처럼 그녀의 옆을 조용히 따라갔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는 그저 그녀의 옆에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걸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조금 달랐다. 그녀의 얼굴에 살짝 드리운 어둠이 보였다. 그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무슨 일 있어? “ 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알 수 없는 불안함이 서려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 그녀는 곧바로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그러나 그 말이 그의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그녀는 항상 이렇게 그의 걱정을 가볍게 무시해버리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녀가 회사에서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을 알게 된 그는 그녀가 이 문제로 크게 상처받을 것을 직감했다. 그는 그녀를 도울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 그녀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대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쌓아온 모든 자존심을 버려야 했다. 상대에게 머리를 숙여야 했고, 그녀를 위해 큰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며칠 후, 그녀는 무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그녀는 그가 문제를 해결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의 행동에 혼란스러워했다. 문득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를 찾아왔다. 그의 얼굴에는 작은 미소가 있었고,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존심도 없어? “
그녀의 말에 그는 살짝 멈칫했지만, 곧 평소와 다름없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너 줬어. “
그의 대답은 너무도 자연스러웠고, 그녀는 그저 그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눈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고, 그 순간 그녀는 그가 얼마나 자신을 위해 희생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는 그녀의 반응을 기다리며 그저 웃고 있었다. 이 상황이 아무렇지 않은 듯한 미소 속에서, 그녀는 그가 자신의 자존심을 버리고도 자신을 위해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그런 그녀를 이해한 듯 조용히 다시 걸음을 옮겼고,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자신이 그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빚졌는지 느꼈다.
그날 밤,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이 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불안했다. 그의 희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를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그러나 그런 생각들 속에서도,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그의 미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