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겉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보살펴 주는 일
중학교 1학년 진수는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유일한 보호자인 할머니가 몇 년 전부터 치매증상을 보이게 되자, 진수는 복지센터의 주선으로 어린이 재단의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진수를 일대일로 후원하는 사람은 겉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보살피는 일에 만족한다며 자신을 밝히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후원금이 뚝 끊겼습니다.
“그 후원자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왜 갑자기 후원을 끊었을까… 이미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감사의 말씀이라도 전해야 되는데…”
진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후원재단에 연락해 보기로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교 1학년 이진수라고 하는데요… 제 후원자께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해서요…”
진수의 전화를 받은 후원재단 관계자는 잠시 한숨을 쉬더니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아…그래…네가 이진수구나, 할머니가 치매환자이시고? 음…사실은, 네 뒷배를 봐주시던 분께서 석달 전에 교통사고로 입원하셨는데, 결국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는구나… 많이 놀랐지? 그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 지 걱정하고 있던 중인데, 네가 먼저 연락을 해왔구나…”
그 말을 들은 진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그런 줄도 모르고…그분 이름도 얼굴도 모르고 받기만 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진수는 마치 부모님을 잃은 것처럼 마음 한쪽이 아파오는 것을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래, 진수야…그런데, 그분이 네가 끝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까지도 후원하기로 처음부터 뒷배를 약속하셨단다! 아마, 시간이 조금 지나고 복잡한 문제가 정리되면 후원이 다시 이어질 것 같구나… 그나마 다행이지? 뜻하지 않게 돌아가셔서 정말 안타깝지만 네가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아가는 것으로 보답을 해드리면 어떨까?!”
“네, 선생님! 꼭 그렇게 하겠어요. 열심히 살아서 나중에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진수는 이렇게 말하며 마음속으로 굳은 각오를 하고 있었습니다.
‘뒷배’란,
‘겉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보살펴 주는 일.’을
의미하는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