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세상모르도록 깊이 든 잠
가까운 산 중턱에는 쓸 만한 나무가 많지 않아서 나무꾼은 점점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게 한 가득 나무를 한 다음, 나무꾼은 점심을 먹고 나무 그늘에 기대어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러다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날이 어스름해지자 어디선가 도깨비들이 나타났습니다.
“야, 이거 봐라! 웬 영감이 잠을 자고 있어!”
뿔이 빨간 도깨비가 금빛 방망이를 휘두르며 나무꾼에게 다가갔습니다.
“우하하~ 세상모르게 곯아떨어졌나 보다!”
내기를 좋아하는 도깨비들은 잠든 나무꾼의 버선을 벗기는 내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먼전 도전한 빨간 뿔 도깨비는 겁이 많아서 나무꾼이 깰까 봐 조심하느라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파란 수염 도깨비가 용감하게 잡아당기자 영감의 버선이 훌떡 벗겨졌습니다.
“이야~ 내가 이겼다!”
파란 수염이 외치는 순간, 나무꾼이 요란하게 재채기를 했습니다.
“으앗! 이게 뭐야? 에이 더러워!”
"영감이 잠에서 깨어나려나 봐~! 도망쳐!"
가래침이 소나기처럼 사방으로 튀는 바람에 놀란 도깨비들은 황급히 도망을 치고 말았습니다.
그제야 잠에서 깬 나무꾼은 자기 맨발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그 곁에 떨어져 있는 황금빛 도깨비방망이였습니다.
“이게 웬 거야? 내가 그새 꽃잠을 잔 모양이야?! 마누라가 기다릴 텐데, 어서 돌아가야지!”
나무꾼은 도깨비방망이를 둘러메고 서둘러 산을 내려갔습니다.
‘꽃잠’이란
1. 세상모르도록 깊이 든 잠,
2. 갓 결혼한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잠을 뜻하는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여기서는 1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201409 다시 읽기*한글은 힘이 세다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