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렁팥죽

_마음이 무르고 약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표현

by somehow

차돌이와 어머니는 새로 이사한 집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러 시장에 나왔습니다.

시장의 먹자골목으로 들어서자 온갖 음식 냄새들이 코를 찔렀습니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어머니는 차돌이에게 무엇을 먹을지 물었습니다.

“떡볶이 먹을래요.”

“얘는, 떡볶이가 무슨 점심이 되니?”

어머니는 주위를 둘러보시다가 허연 김을 피워 올리며 커다란 솥에서 끓고 있는 것을 가리키셨어요.

“얘, 저거 먹자. 너도 팥죽 좋아하잖아?”

“팥죽을 여름에도 먹나?”

“집에서는 겨울에나 쑤어 먹지만 이런 데선 아무 때나 사 먹을 수 있어. 지금 같은 여름에 먹는 팥죽은 별미야!”

그리고 어머니는 팥죽 두 그릇을 시켰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으이그~ 인간이 물렁팥죽이라 여기저기서 당하고 다니지!! 속상해!!”

“아, 그럼 어쩌라구? 당장 급하다니까 빌려 준거지, 떼어먹힐 줄 알았나?”

건너편 국숫집 아줌마와 남편이 무슨 일인가로 이렇게 언성을 높이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본 팥죽가게 아줌마가 차돌 엄마를 돌아보며 말했어요.

“저 집 아저씨가 워낙 사람이 착하고 마음이 약해서 남 좋은 일만 하는 사람이라우! 또 어디다 돈을 떼인 모양 이야! 쯧쯧…”




‘물렁팥죽’이란
1.마음이 무르고 약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2.물러서 뭉그러진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쓰는 우리말입니다.
여기서는 1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사람들 중에서 특히 마음이 몹시 무르고 약하여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잘 도와주는 사람,
또는 그런 성품 때문에 곤란을 겪곤 하는 사람을 빗대어
‘물렁팥죽’이라고 한답니다.



_201409다시 읽기*한글은 힘이 세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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