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h My Life

글쓰기와 구독자의 의미

_무엇이 중요한가

by somehow

*알림,이 글은 특정인들을 폄훼하자는 의도는 없다. 그럴 자격도 없음.




시간이 좀 나기 시작해 브런치에 글 토막을 종종 올리다보니 문득 보이는 것이 있다.

그리고 문득 어떤 의문이 일어난다.


글쓰기란 무엇일까. 그냥 쓰는 것에 만족한다면 굳이 이런 오픈된 플랫폼에 열심히 쓰고 다듬고 올리고 독자들의 반응을 기다리지도 않을 것이다. 자기만의 일기장에 아무도 모르게 쓰면 될 것이다.

특정 대상을 향한 연애편지도 아니고, 혼자만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일기나 고백록도 아닌 바에야, 그 글은 결국 어딘가에 띄워지고 불특정 독자들에게 읽히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단적으로

글쓰기는 자기 과시 혹은 노출, 지적 허영, 자기애의 표현, 관심끌기 아닌가.


하루에도 수 많은 글들이 올라오는 브런치의 작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작가는 엄청난 구독자 수를 자랑한다. 자랑한다는 표현에 어폐가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수천 수만 명을 헤아리는 구독자 수가 찍힌 그의 프로필 화면을 보면 더욱 관심이 가고 그의 글을 한 번이라도 더 열어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옆, 그 인기작가가 관심을 갖고 구독하는 관심작가의 숫자도 자연스럽게 보게 된다.

많은 경우, 수백 수천의 구독자를 가진 인기작가들은 그 자신도 자신의 글을 구독해주는 작가들의 글을 구독한다. 물론, 구독하기 아이콘을 선택한다고 해서 구독자들이 서로 반드시 늘, 상대의 글을 빼지 않고 정말로 성실하게 구독하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초인기작가들의 경우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말 놀라운 구독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정작 그 작가는 브런치관리자 외의 다른 작가들에게는 관심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 초인기작가들은 어떤 상을 받거나, 훌륭하고 좋은 글이나 책을 발표하였기에 그토록 많은 이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관심을 받으며 상위 영점 몇 프로의 이른바 탑 클래스에 등극한 것일 게다.

말 그대로 독자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정작, 그 자신은 다른 작가들의 글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닌가? 좋은 글쓰기에는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읽는 과정 또한 필요한 것 아닐까. 그런 과정들이 결국 내공으로 축적됨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것 아닌가. 그들은 이미 득도하였기 때문일까... 극단적으로 수천 수만의 구독자를 자랑하면서 바로 옆, 자신이 관심있다고 표현되는 관심 작가의 숫자가 1이거나 몇십 단위로 대비되는 초인기작가들를 보면, 나는 이런 생각마저 든다.

거만하다. 무례하다.(<---클릭:pc에서만 됨)

그들이 보면 기분이 나쁘려나? 표현이 극단적인지 모르겠으나, 그는 자신의 글에 관심을 갖고 각자의 노력과 시간을 들여 읽고 열렬히 반응을 보내주는 구독자들을 외면한 채, 저기 멀리 떨어져 혼자 서있는 연예인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나는 어쩌면 지금 여기, 내 생각을 그대로 충분히 풀어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들이 기분나빠할지도 모르겠으나 내 생각일 뿐이다.


내 경우는 내가 쓴 부끄러운 짧은 단상일지언정 찾아 들어와 읽어주고 마치 인사라도 남기듯 라이킷을 남겨주는 당신들이 참 고맙다. 그래서 꼭 그들의 방을 되짚어 찾아 들어가 보고 새로 올라온 글이 없어도 한 번씩 다시 그의 글들을 들추어 보며 새로운 감회를 맛보기도 한다.


혹은, 자신의 글을 읽고 관심 가져주는 구독자 수만큼 비슷하거나 훨씬 더 많은 관심작가 수를 가진 작가들도 많다. 그들은 내 소심한 판단력으로 보자면, 참 다정하고 소탈하며 넉넉하고 여유있어 보인다. 지독한 편견일지 몰라도, 그분들은 글을 읽고 대하는데 어떤 편견이나 차별이나 격의나 거리를 두지 않고 항상 열렬히 공감하고 감동하는 듯 보인다.

그래서인지 그들 또한 자신의 글에 관심 가져주는 대부분의 작가들에게도 호의적이며 그들의 글을 찾아 읽고 마음에 와닿으면 주저 없이 구독하고 라이킷하는 것이리라.


|||또 어떤 경우에는,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어느 작가가(자신의 글을 알리기 위함 일테지만)단 며칠에 걸쳐 도장 찍듯이 수천 명을 구독하고 다니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 어느날 갑자기 그는 내 브런치도 구독했는데, ‘누구신데 갑자기 구독을...’하며, 뭔 일인가 하고 그의 브런치에 가보았을 때 진의를 알아차리자 약간 기분이 나빠졌다. 그럼에도 그토록 처절한 노력은, 얼덜결에 낯선 구독자의 선택을 받은 순진한 작가님들의 호응으로 이어졌고, 단숨에 천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게 되었으나, '신입'작가는 과연 자신이 구독하기를 선택한 수천 명 작가들의 글을 며칠 사이에 얼마나 성의껏 읽었을지, 읽기나 했을지도 의문이었다.

어디나 생존경쟁이다 보니, 이제는 브런치에서 조차 자신의 글을 알리기 위해 무슨 이벤트까지 해가며 구독자 수를 늘려보려 애쓰는 경우도 보았다.

그에 대해 옳고 그름은 논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왠지 나는 씁쓸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진지하고 정성된 글쓰기는 이벤트나 구독하기 발품(손품이라고 해야 옳겠나)을 팔지 않아도 참된 독자를 부르게 마련이라고 생각된다.

글쓰기라는 본연의 의도와 가치를 잊은 채 구독자 수에 연연해서, 부질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다니.


지나치게 자기 글을 알리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구독하기만 눌러대는 것 만큼, 자신의 글/작품 이외는 그 누구의 글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않는 척, 도도해보이는 이들도 우습기는 마찬가지다.



분명 알아야 할 것은 독자가 없으면
작가도 없다는 것, 자신을
구독하고 관심가져 주는 수천 수만 명의
구독자들이 없으면
자신의 글도 무용지물이라는 것.


나역시 처음에는 구독자수에 신경이 쓰였던 것이 사실이다. 어떻게 써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으려나, 공감이 그렇게 안 되나 싶어 초조하기도 했다. 그리고 수천만 구독자를 가진 작가들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가볍고 서투른 재주는 부릴 수 없었다.

나는 그냥 내가 꼭 써야할 것만 쓸 것이고 꼭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기로 했다. 글의 중심은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어딘가에 꼭 해야 할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어쩌면 그것은 공감을 얻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냥 쓰기로 했디. 글좀쓴다, 소리 들어본 자존심은 남아서 자기노출증도 아직 남아서 그런다 여기며.


구독자 수에 상관없이 진심이 담긴 글을 쓰는 수많은 진정한 작가들을 본다.
당신들의 글은 언제나 아무때나 읽어도 기분이 좋다.
나는 조용히, 그와 나만 알도록 나의 진심을 살며시 눌러 발자국을 남기고 돌아온다.


나는 또한 삶에 대한 자신만의 시선과 통찰이 담긴, 진심이 한잔 가득 출렁이는 글을 잠잠히 쓰는 작가 M을 알고 있다.
M은 언젠가 한번 만나보고 싶은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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