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밥

_보통 때에는 얼마 먹지 아니하다가 갑자기 많이 먹는 밥.

by somehow

“이번 여름방학에 완전 다이어트할 거야. 만날 뚱순이라고 놀리는 것들, 보란 듯이 살을 확 빼가지고 개학날 학교에 짠하고 나타나야 되니까!! 엄마도 도와줘야 돼!”

중학교 2학년 다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키보다 몸무게만 점점 늘어 이제는 누가 보아도 뚱뚱하다고 생각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번엔 꼭 성공해야지! 밥도 하루 한번 닭 가슴살에 채소만 먹고 하루 종일 운동할 거야!”

다혜는 방학 다음날부터 다이어트 계획을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방학 때마다 되풀이되는 딸내미의 다이어트결심이 걱정스러운데다, 두 시간 동안 달리기를 하고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는 다혜에게 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너무 굶으면서 운동을 어떻게 하니… 쓰러질라… 물이라도 충분히 마셔야지!”

“일주일 만에 3킬로그램 빠졌어~~ 배가 좀 고프긴 하지만… 물도 살이 되니까 참아야 해!”

그다음 일주일 동안에도 다혜는 쉬지 않고 열심히 운동했습니다.

어느 날 새벽 2시가 넘은 시각, 잠귀 밝은 어머니가 주방 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깨어 주방으로 가보았습니다. 뜻밖에 문 열린 냉장고 앞에서 다혜가 음식을 허겁지겁 먹고 있었습니다.

“어머, 깜짝이야! 얘, 다혜야~! 뭐하니?? 이 밤중에… 세상에~”

어머니의 목소리에 다혜는 움찔하며 놀라 얼음처럼 굳어져버렸습니다.

“……”

잠시 후, 어머니는 천천히 딸을 품에 안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다이어트도 좋지만 먹어가면서 해야지…그렇게 소나기밥을 먹다가 체하면 어쩌려고 그러니? 식탁에 놓고 천천히 먹어…”

다혜가 울먹이며, 입에 든 음식을 우물거리며 말했습니다.

“엄마…살도 빼야 되는데… 맛있는 음식도 먹고 너무 싶어… 어떡해요…더 못 참겠어요…”

“그래, 참았다가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게 더 나쁜 거야… 다이어트 계획은 다시 짜보자…”

어머니는 다혜를 꼭 안아주며 이렇게 다독였습니다.



‘소나기밥’은
‘보통 때에는 얼마 먹지 아니하다가 갑자기 많이 먹는 밥.’을 뜻하는
재미있는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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