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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how
Sep 26. 2024
오늘의 조각보
_광목(그리고 모시)조각보
오랜만에 미싱에 쌓인 먼지를 털었다.
진작부터 마음만 품고 있던
조각보 만들기
를 실행해 보자는 속셈이 생겨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불현듯, 예고없이 시작된 잠정적 휴직이 가져온 시간적 여유덕분에 가능할 것같았다.
수년전 새로 구입한
싱거미싱
은 준공업용이고 전기전자식이라 사용이 편리하다. 그러나 그리 많이 사용해보지 않아서 구체적인 조작을 생각하니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걱정과달리 막상 설명서를 보아가며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작동을 해보자, 점점 마음에 들었다.
나는 드디어 언젠가 반드시 나의 저 미싱으로 조각보를 다시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리라던 꿈을 실천해볼 시간을 갖게 되었다.
하루정도의 미싱 워밍업을 끝내고 그전에 미리 구입해둔 10수, 20수 워싱광목과 약간의 컬러 모시원단을 쳐다보며 패턴을 그렸다.
물론, 나는 조각보 작업을 일부러 시간내어 배운 적이 없다. 그럼에도 겁없이 덤빈다.
그전에
모시 조각보
를 만들 때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기존 조각보 작품들을 살펴보고 패턴을 흉내내고 나만의 스타일로 완성하고 재봉틀로 조각보를 만드는 방법을 눈요기로 배워 용감하게 시도했었다.
그에 관한 이야기는
나의 미싱이야기
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도 있다.
그당시 처음 도전했던 것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과물을 완성했었다.
그때 좀더 오래 많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인지, 자꾸만 그후로도 나만의 조각보를 더 잘 만들어 보고 싶은 미련이 남았다.
그리고 이제야 그것을 새로이 실행해본다.
실제 사이즈대로 패턴을 그린다. 패턴대로 원단을 자른다.
자른 원단들은 순서에 맞도록 묶어두고 하나씩 이어붙여간다.
박음질하고,
이어붙이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여 마침내 하나의 광목조각보 가리개가 완성되었다.
시작에서 완성까지 3일 걸렸다.
물론 꼬박 3일이라고 하긴 뭐하다. 오전에 서너시간, 오후에 서너시간씩 3일간 투자하여 완성했다.
왼쪽은 완성된 앞면, 오른쪽은 뒷면을 찍은 것이다.
20수 워싱광목을 색상차이가 나는 두가지로 구입했다.
그래서 두가지 원단을 섞어서 조합함으로써 지루함을
없애려 했다. 사진으로는 잘 구별이 안되지만 실제로보면 저 조각은 좀더 밝은 혹은 더 누런색 두가지로 섞여있다.
또한 빨간색과 노란색 모시조각을 한조각씩 포함시켰다.
뒷면 박음질을
말아박음질
(혹은 쌈솔박음질 아니면 깨
끼
바느질기법)법으로 하여 앞으로 보아도 뒷면을 보아도 솔기마무리가 깨끗하다. 그렇게 하느라 한면(조각과 조각을 각 한장씩 이어 맞붙임)을 마무리하는데 기본적으로 세 번씩 박음질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해 1+1의 조각으로 만들어진 각각의 조각들은 다시 1대1로 이어붙이며 좀더 큰 조각으로 확장되어 나가는 것이다. 무수한 조각들은 그런 식으로 하나하나 연결되어 사방 테두리를 제외한 본판으로 완성된다.
그다음 사방 테두리 원단으로는 10수 워싱광목을 썼다.
10수는 20수보다 올이 굵고 두껍다. 흔히 캔버스원단이라고 하는 그런 원단이다.
조각보로 이어진 본판은 20수 원단이라 보다 얇고 올도 상대적으로 고운 편이다.
그런 본판을 사방에서 든든하고 무게감있게 잡아주려면 10수가 더 나을 듯해서 선택한 것이다.
땀 뻘뻘 흘려가며 3일만에 완성된 초벌작품은 마무리가 필요하다.
뒷면에는 재단하며 연필로 쓴 패턴의 숫자도 보이고 줄을 그은 흔적도 있다.
그것들을 지우개로 지워주고 풀을 먹
여
다리미질
해서 빳빳하게 다려준다.
풀은 직접 쑤어서 먹이면 좋겠지만, 요즘 세상에...스프레이 풀(일제)을 예전에 사놓은 것을 꺼내어 칙칙 뿌려가며 싹싹 다려가며 폼나게 어루만져준다.
그리고 압축봉에 걸어 햇빛이 들고 바람이 드나드는 창에 걸어두면 제스스로 존재감을 발산한다.
햇빛에 따라 포인트 컬러 모시조각들이 각기 농도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빛이 투과하면서 각각 이어붙여진 시접들이 제각각인 조각의 다양한 형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완성된
사이즈는
가로×세로가
80×100cm
아파트 베란다로 이어진 거실 창에 걸어보았다.
이것이 바로 조각보의 멋!
햇빛과 바람이 완성하는 조각보의 존재감.
나의 또다른 옛날미싱...
최근 1~2년전쯤인가 중고시장에서 구입한 옛날식 드레스 손미싱을 먼저 들여다보았다. 달달거리며 손으로 손잡을 돌려 굴리는 맛이 재미있다.
그런데...박음질을 해보니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작동이 매끄럽지가 않다. 실은 이녀석을 처분해버리고 싶은데 처분할 데가 없어서 안고 있다고 해야할 것 같다.
외관은 매우 양호해서 장식용으로도 손색이 없고 구체적인 조작부분에 대해 전문가의 수리를 받는다면 그 역시 열일할 것 같은데...어느새 나는 정이 떨어져 버렸다.
필요하신 분 연락주시면 드리겠습니다. 택배비만 부담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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