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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how Nov 15. 2024

대장내시경 검사 유감

_궤양성대장염 환자의 정기검진

나는 정기적으로 2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어느새 23년차를 넘어가는 궤양성대장염환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촌 세브란스에서 짧게는 한달에 한 번, 길게는 석달에 한 번씩 정기 진료를 받으며, 평소에도 먹는 약과 취침시 좌약을 매일 상용한다.


궤양성대장염은 희귀난치질환으로 분류되어, 산정특례제도의 혜택을 받는다.


따라서 진료비나 약값의 본인부담률이 10%이다.

사실상 한번 진단을 받으면 평생, 죽을때까지 약을 먹어야 하는 희귀난치질환자들이 높은 의료비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고 포기하지 않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산정특례란?
희귀질환자로 확진받은 자가 등록절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한 경우 본인부담률을 10%로 경감하는 제도.
(즉, 고액의 비용 및 장기간 치료가 요구되는 질환으로 확진받은 자가 부담한 치료비의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제도.)

||산정특례의 등록 및 절차  
등록대상자:
-건강보험가입자 중 담당의사로부터 희귀질환자로 확인받은 자로서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에 관한 기준에 의해 희귀질환 산정특례 대상 질환군에 해당하는 자
-구비서류 : 담당의사가 자필 서명한 ‘건강보험 산정특례 등록 신청서’ 1부      
||등록체계          
의료기관:
-‘건강보험 산정특례 등록 신청서’발급, EDI 등록대행      
||대상자 :
-공단에 등록신청(병원등록도 가능)

||적용범위:
          입원·외래 본인부담금 (비급여, 100/100 본인부담 항목 제외)      약국 또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인 요양기관에서 의약품을 조제 받는 경우도 포함.        
미등록자는 입원 20%, 외래 30~60%의 본인부담률 적용.

||적용기간:
등록일로부터 5년(5년마다 재등록)
  
+++ 희귀질환자 의료비지원사업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정특례에 등록되어 있어야 함.

출처: 질병관리청 희귀질환 헬프라인
      


올해도 어김없이, 2년만에 대장내시경검사를 받게 되었다.


검사전 식이/약물 주의사항


예전에는 대장내시경검사도 수면검사를 했으나 언제부턴가, 의사로부터 비수면으로 검사받을 것을 제안받았고 그렇게 해오고 있다.

수면검사시 프로포폴과 같은 약물을 맞고 진정된 상태에서 검사를 받을 경우, 검사시의 통증이나 두려움은 없는 대신, 약물에서 깨어나고 온전히 맑은 정신이 될때까지 시간이 적잖이 필요한게 사실이다.

그리고, 검사가 끝나고 회복실에 실려간 다음에는 간호사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사정없이 환자를 들깨운다.

바로 그때, 나는 조금 더 자고 싶다, 이 나른함에서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스스로를 깨달은 적이 있었다.

그 짧은 순간의 몽롱함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중독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로부터, 프로포폴류의 그 진정마취제가 중독성이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고, 의사도 굳이 그런 약물을 써가며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듯하다.


그후로, 소화기내과에서 궤양성대장염 관리 추적을 위한 정기적인 대장내시경검사시에는 비수면검사를 받고 있다.


재작년, 검사때까지도 그리 큰 문제는 없었다.

비수면검사를 받게 되면, 내 앞에도 모니터를 놓아주고, 의사가 진행하는 검사 내시경에 달린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내 대장의 상태를 그 자리에서 모니터할 수 있다.

의사는 중간중간 모니터에 비추는 대장의 상태에 대해 나와 대화를 나눈다.


그 상황에서 의사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핸들링한다.

부끄러운 내 뱃속을 함께 들여다 보며 재발하지는 않았는지, 정상적인지 어떤지 꼼꼼하게 살피고 문제가 없어보여도 조직을 군데군데서 채취하여 검사를 하게 된다.

수면마취를 하지 않았기에 검사가 안전하게 끝나고 나면 회복시간도 필요없다.

곧장 나가서 주의 사항을 듣고 제발로 걸어서 집으로 가도 된다.

비수면검사를 반복하게 되면서 위내시경 검사와 달리 대장내시경 검사는 비수면검사도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검사였다.

지난 12일 오전 9시반으로 예정된 검사를 위해 허겁지겁 달려갔으나, 그날따라 수진자가 너무 많아서 거의 1시간 가까이 순서가 밀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과정에 따라 검사 순서가 다가오면 진통제를 한대 맞는다.

아무래도 비수면상태로 항문으로 내시경이 드나들어야 하기에 통증을 느낄 수 있으니 그걸 조금이라도 줄여준다는 목적인 듯했다.


검사 20~30분전쯤 진통제를 맞았다.

간호사가 주사를 놓으며 말했다.


주사가 어지럽고 메스꺼울 수있으니, 혹시 증상 나타나면 참지말고 알려주세요!


나는 대체로 주사 부작용이 없는 편이라, 그날도 알겠다고 대답은 했으나 그리 신경쓰지도 않고 다시 대기를 이어갔다. 그런데...시간이 흐를수록 앉아있기가 조금씩 힘이 들고 기운이 빠지며, 어지러울 뿐 아니라 메슥거리며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자신도 모르게 참아보려 애쓰게 돼는데, 점점 더 괴로움이 커졌다.

하는수 없이 간호사에게 알렸다. 그녀의 안내로 회복실 침대로 가는동안에도 어지러워 휘청거릴정도였다.

잠시 누워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 마침 검사순서라는 연락이 왔다. 그 사이 그 증상은 가라앉아 갔다.


검사실로 이동하여 대장내시경검사를 위한 침대에 누웠다.


준비가 끝나자 나의 원래 주치의인 C선생또다른 여자(아마도 수련의? 새끼의사?)의사가 들어왔는데, 앞으로 나서는 것은 주치의가 아니었다.


나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대학병원인지라 그럴 수밖에 없는가 싶어 일단 수긍하기로 했다.

항문에 기구삽입 전 먼저, 간호사가 젤을 발라준다.

그리고 여의사가 기구를 삽입하는 것같은 순간, 무방비상태의 내 항문을 제대로 조준하지못하고, 기구가 어긋나며 그 옆의 피부를 쑤시는게 아닌가?


아야!


이게 뭐지? 하는데, 또 다시금 기구 삽입을 시도하는데, 또 어긋나며 엉뚱한 피부를 쑤신다.


아얏!!


연달아 두 번씩이나, 의사가, 자기 손과 같아야 할 검사기구를 섬세하게 다루지 못하고 남의 살이라고 아무렇게나 쑤셔댄다고 생각하니 몹시 기분이 나빠졌고 작은 고통까지 느껴졌다.

두번이나 실수를 하고 나서야 가까스로 기구를 삽입했다.


나원 참....한숨이 절로 나왔으나 얌전히 있었다.


이어서 불 켜진 내시경카메라가 내 뱃속을 훑으며 진입한다.

그런데 자꾸만 푹푹-쑤시는 느낌이 들었다.

손길이 그리 섬세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 마침내는 정말 장에 빵꾸가 나는가 싶을 정도로 통증이 느껴졌다.

깜짝 놀랐다.


다음 순간,


아아-악~!!!


나는 순간적인 엄청난 통증에 놀라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그때까지 받아본 내시경검사 중 그토록 놀랄 정도로 부주의하게 장을 쑤셔댄 적은 없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나의 주치의가 얼른 검사기구를 빼앗아들고 잠시 진행을 한다.


나는 나의 주치의에게 그동안 여러 차례 직접 검사를 받아왔기에, 그가 매우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기구를 다루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다시 진정을 하고 참을성 있게 모니터를 지켜보았다.

그러다 다시금 검사기구를 넘기고 주치의가 빠졌다.


그로부터 다시 이리저리 사방으로 쑤시고 다니는 손길이 느껴지고 남은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 적도 없었다....거의 30번씩이나 조직검사를 한다며 대장조직을 뜯어냈다.


이제 그만해요....너무 힘들어요....


참다 참다, 나중에는 검사를 당장 끝내고 싶을 정도로 힘들게 느껴졌다.

그러자 옆에서 돕는 간호사였는지, 그 여의사가 그랬는지 가물가물하나, (아마도 의사가 소심한 목소리로 얘기한 듯하다.) 당연하다는 듯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힘들면 수면으로 하심 되는데요....


섬세하고 조심스럽지 못한 의사 자신의 핸들링 때문에 겪어보지 못한 통증을 느끼불안에 떨고 있는 환자에게, 기껏 건넨다는 말이 맨정신으로 힘 들면 수면으로 하라고???

그따위로 거침없이, 남의 뱃속이라고 아무렇게나 쑤셔대는 의사에게 몸을 맡기고 수면상태로 검사를 받으라는 말인가.


의식이 있는 상태이니 거침없는 손길에 통증을 느껴 비명이라도 질러 경고를 줄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면, 제멋대로 쑤셔대다가 구멍이라도 난다면 어쩔 것인가???

자신이 좀더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고통스럽고 괴로운 환자의 반응을 환자의 탓으로 돌리는 그녀의 태도가 무척 괘씸하게 느껴졌다.


잠시, 정말 다음부턴 수면검사를 받아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생각할수록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번에 의사를 만나면, 꼭 이 점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주치의가 직접 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검사받지 않겠다.
그 수련의는 아직 젊기 때문인지
너무나 거침없고 섬세함과 조심성이 부족하다.
그 자신의 장에 기구를 꽂아서 연습해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의 뱃속이라고 해도 그렇게 과감하게
핸들링을 할 것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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