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경진대회는 왜 참가할까요?
요즘 대학 내 창업경진대회를 보며 취업을 위한(스펙 쌓기용) 창업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들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 대학이나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에서 운영하는 창업경진대회는 점점 없어지는 추세인데요. 기업에서는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팀을 선발하는 엑셀러레이팅 형태를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물론 미래부에서 주관하는 '도전 K 스타트업'이나 유명 글로벌 스타트업 컴피티션의 경우에는 한 번에 많은 스타트업들을 볼 수 있고, 경쟁과 순위를 매기는 데 희열을 느끼는 우리 사회에 매우 유용한 프로그램 포맷이죠. 하지만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다르고 시장이 다른데 사업성의 순위를 매기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요?
위에서 언급한 기창업팀의 무대 말고 초기창업팀들에게 창업경진대회는 '아이디어 검증'의 의미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에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 중 내 아이디어를 누가 훔쳐가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죠. 일 년에 약 500개 이상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하는 입장에서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는 거의 없습니다. 무엇보다 본인의 아이디어를 주변에 공유하지 않으면 함께할 (좋은) 팀원을 구할 수 없을뿐더러 실행 자체가 불가능해요.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디어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을 들으며 사업모델을 견고히 하는 과정은 필수적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대회를 통한 '전문가의 멘토링'과 다른 요인으로는 '시드머니'와 '사무공간' 그리고 '커뮤니티 가치' 등이 참가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멘토링
멘토링의 주체는 바로 '창업가'입니다.
내 사업이 현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멘토의 유사 경험을 듣는 겁니다. 멘토의 조언을 받아들일지 결정하는 것도 결국 창업가의 몫이고요. 멘토에 대한 큰 기대 전에 내가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해진 기간 내 특정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단계로 성장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분산투자하세요. 한 명보다는 여러 명의 전문가를 본인 사업의 멘토로 두고 다양한 방법 속에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찾는 게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http://firstround.com/review/we-studied-100-mentor-mentee-matches-heres-what-makes-mentorship-work/)
#시드머니
처음에는 본인과 가족, 지인을 통해 초기 자금을 모으지만 요즘에는 정부창업지원프로그램(창업선도대학 아이템 사업화, 스마트창작터,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화 지원)등을 통해 5천만원에서 1억원가량의 단계별 시드머니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희생해야 하는 서류 작업이 만만치 않죠. 그다음에 전문엔젤투자자나 엑셀러레이터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중간에 창업경진대회 등을 통해 제공받는 '시드머니'는어느 정도 상금의 성격이 크기 때문에 서류 부담도 적어 단기적인 현금 유동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무공간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차고에서 비용 없이 창업을 준비할 공간이 부족합니다. 비용 부담이 적은 창업보육공간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레퍼런스가 필요하고요. 단순하게 공간 확보의 목적도 있지만,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한 사무 공간에서 다른 스타트업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초기 기업일 때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합니다.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것은 큰 배움의 장이죠. 그런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사업할 때 큰 자산이 되어 돌아옵니다.
그럼 창업경진대회의 참가 목적에 대해 정리해볼게요.
1) 사업계획서에 대한 검증 : 심사와 데모데이를 거치며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2) 팀에 대한 신뢰도 향상 : 좋은 인재를 채용(설득)하는데 도움이 된다.
3) 전문가 멘토링 : 멘토와 함께 다음 단계를 위해 빠른 성장을 도모한다.
4) 사무공간(커뮤니티) : 함께 성장하는 동기들과 연대하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5) 네트워크 : 대회 주관 기관의 네트워크를 적극 이용하여 투자자 소개 및 마케팅 지원 등의 도움을 받는다.
결국 위의 이유들이 필요한 팀일 경우, 창업경진대회 참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창업경진대회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업의 본질에 집중할 시간을 뺏기기도 합니다.
그럼 다음 주제는 이놈들연구소(Sgnl), 세계 100대 AI 기업 루닛, 잡플래닛, 프로그램스(왓챠)의 창업스토리를 통해 어떻게 창업을 준비하고 시작했는지 알아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