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예찬하다
세월의 층위에 마모된 산의 형상,
그 안에 담긴 장인의 과정과 겨울빛의 겸허함
오귀스트 로댕은
예술이란 인내와 정성을 요구하는 것이며,
노동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릴케가 파리에서의 새로운 생활 속에서 불안을 토로했을 때,
“계속해서 일하십시오(Toujours travailler).”
이 말은 이후 릴케의 삶을 지탱하는 원칙이 되었다.
샤를 보들레르 또한 말한다.
영감은 그날그날 행하는 노동과 자매이며,
미래의 작품을 끊임없이 구상하고자 한다면
매일의 작업이 그 영감에 닿는 길이라고.
폴 발레리도 이렇게 말한다.
‘천재’나 ‘재능’이라는 말은 자신의 사전에 없다고.
오직 가장 겸허한 장인의 기술만이 있을 뿐이라고.
나는 노동을 한다.
그날그날 행하는 노동과
자매가 되기 위해 애쓴다.
그럼에도 나약한 날들과 마주할 때면,
나는 수백 개의 손처럼 살아온 이들을 떠올린다.
그들은 어떤 손을 가졌을까.
농부의 손,
어부의 손,
노동자의 손,
근로자의 손,
스스로를 태워
자식의 앞길을 밝힌 부모의 손.
그 손들을 떠올릴수록 숙연해진다.
엄숙함이 밀려오고,
나는 내 손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손을 예찬한다.
그날그날 노동하는 손을,
숙련의 시간을 견디며
장인의 결을 얻은 손을 예찬한다.
그리고 손을 바란다.
매일의 노동을 견디는 손을,
마모 속에서도 형태를 지켜낸
가장 겸허한 장인의 손을 바란다.
두 손을 서로 맞깍지 낀 형상은 노년의 겨울 산처럼 포개져 있다.
깎이고 마모된 결은 장인이 지나온 과정이며,
그 위에 머무는 겨울빛은 끝내 도달한 겸허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