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자의 뜰 _ 깊이로의 자유

by 김은령


나는 세상의 표면을 밟으며
매일, 매일 은둔을 캔다




둔자의 _ 깊이로의 자유




물결은 한 칸 한 칸
뜰을 밟으며 지나갔다

창은 비스듬히 열린 채
시간을 비껴 흐르고
돌담엔 오래 묵은 그림자가
풀잎처럼 흔들렸다

나는 말을 건네지 않고
귀를 기울였다
하루가, 또 하루가
나의 뺨을 스쳐갔기에

뜰은 기억을 뿌리듯
침묵의 언어로 빛을 키웠다

한 줄기 바람이
이따금 물결 위에 파문을 일으키며




은둔은
고립이 아니라 깊이를 선택한 자유다




° 은둔자의 뜰 ° _ 그림부리 김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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