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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thingnewri Nov 08. 2022

#1 경포호에서 마주한 수묵화

강릉 한달살이

나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등산은 물론이고, 어느 산을 보며 감탄한 기억도 없다. 그랬던 내가 산에 반하게 된 것은 순전히 해가 질 무렵의 경포호를 만났기 때문이다. 노을이 지는 경포호를 보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강릉에 왔는데 말로만 듣던 경포호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기 전 부랴부랴 호수로 향했다.









살굿빛의 하늘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나는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분홍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과 윤슬로 빛나는 물결, 그리고 경포호를 감싸고 있는 대관령. 겨울의 산들이 첩첩이 쌓여있는 모습은 동양화의 한 폭이었다. 먹의 농담을 두 눈으로 느꼈다. 나는 첩첩산중의 진정한 의미를 이 아름다운 수묵화를 보며 깨우쳤다. 내가 사는 고장엔 산과 산이 겹쳐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처음보는 광경이었다. 나는 산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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