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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대 Sep 30. 2015

안녕 오랜 나의 사람아

벌써 낡은 것이 되어버렸니 

씻고 나갈 준비를 할 때마다 라디오를 듣는다.

이것도 스마트폰으로 듣다 보니 문자나 전화가 오면 흐름이 뚝뚝.


얼마 전 친정집에서 진짜 라디오를 찾고 엄청 기뻤다.

안테나를 쭉쭉 세우고 동그란 걸 돌려가며 주파수를 맞추고 지직 거리지 않는 순간 탁 놓아야 하는 순발력을 발휘해야 하는 나의 라디오.

매 시간마다 다른 DJ들이 선곡하는 좋은 노래, 다양한 콘셉트의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조그마한 기계도

스마트폰에 묻혀 낡은 것이 되었구나. 


진짜를 똑똑하게  대신해 주는 스마트폰의 기능과 그 속의 다양한 어플에 익숙해질  때쯤

진짜는 작은 상자 안에서 혹은  마음속에서 웅크리고 있을 것 생각하니

절로 미안해진다.


어두운 곳에서 꺼내어  반가워하는 얼굴을 보는 것이

낡은 것이 누리는 잠깐의 행복이겠지.


/오늘 제목의 음악 : 내일 할 일(성시경)/



천천히 돌아가는 대관람차 안에 마주 앉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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