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부르자

엄마는 해를 향해 걷는다.

by 때때로

아빠 생신을 맞아 아빠가 좋아하는 바다를 실컷 볼 수 있는 강릉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숙소에서 여명이 밝아오는 것을 지켜봤다. 해가 숙소에서 시선이 잘 닿지 않는 먼 곳에서 떠오르는 것 같아 엄마와 해를 찾아 나섰다.


엄마와 나는 일출과 일몰을 좋아하는데, 특히 바다에서 ‘까꿍’ 하며 솟아오르는 해를 참 좋아한다. 짙은 주홍빛에서, 점차 옅은 주홍빛으로 변하는 하늘을 바라보며, 빛이 새어 나오는 곳을 향했다.


모래사장과 일렁이는 파도, 그림처럼 떼 지어 날아가는 새들, 그리고 곧 해가 떠오를 것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여명.


엄마는 힘든 몸을 이끌고 신이 나서 해를 향해 걸어간다. 당뇨병, 고혈압, 파킨슨, 인공고관절 엄마와 오랜 세월 함께한 온갖 아픈 것들과 함께 걸어간다. 이루지 못한 소원, 자녀들에 대한 근심, 걱정을 안고 걸어간다.


엄마는 해를 기다리는 시간이 무척 행복했나 보다.

손을 들고 노래를 부른다.


좋으신 하나님.

좋으신 하나님.

참 좋으신 나의 하나님.


나는 엄마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영상을 남겨둔다.

언젠가 엄마의 목소리와 이 순간이

몹시도 그리울 것 같다.


좋으신 하나님.

좋으신 하나님.

참 좋으신 나의 하나님.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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