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소리에 집중하기
산책로를 걸을 때 그냥 걸으면 심심하니까 음악을 듣는다.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이런저런 음악을 듣다 보면 귀가 좀 따갑다. 이어폰을 빼니, 막힌 귀가 뻥뚤린 것처럼 시원하다.
발은 걷고 있고, 머릿속은 이런저런 생각들로 소란스러운데 귓가에서 여러 가지 소리들이 담긴다.
위잉 위잉 스스스스, 바람과 잎이 스치는 소리
탁탁탁 톡톡톡, 바람에 잎이 떨어지는 소리
바스락바스락 휘리릭, 청설모가 지나가는 소리
딱 딱 딱 딱 딱, 딱따구리가 나무 쪼는 소리
피오피오피오~ 피~피오 지지배배 지지배배, 새가 지저귀는 소리
기분 좋은 소리들이 담긴다.
바람은 나무를 흔들며, 보이지 않지만 자신이 존재함을보여주고 나무들은 마른 나뭇잎과 가지를 흔들며 아직 이곳에 있음을 알려준다. 아침밥을 구하기 위해서 여전히 청설모들은 부지런히 땅을 파고, 딱따구리도 나무속의 곤충들을 먹기 위해 구멍을 판다. 새들은 떼 지어 날아다니며 사랑스럽고 요란스럽게 지저귄다.
아침에 새소리를 듣다 보니,
새들은 왜 지저귈까 궁금해졌다.
새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깊은 밤을 지난 후,
지저귀며 나 여기 살아있다고 알려주고, 구애하기도 하고, 먹이 위치를 알려주기도 한다고 한다.
어둡고 캄캄한 깊은 밤을 지나 서로에게 연결되기를 원하는 소리라고 생각하니, 더 다정하게 들린다.
음악을 잠시 끄고 다정한 소리를 더 자주 듣고 싶다.
덧) 요즘 내가 좋아하는 곡은 에릭 사티의 곡 '그대를 원해요'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괴짜 작곡가 에릭 사티는 당시 예술가들의 뮤즈였던 모델이자 화가인 수잔 발라동을 사랑했다. 그녀와 잠시 함께 살았지만, 그녀는 그와 다툼 중 창밖으로 뛰어내려 도망가버렸고, 그는 그녀를 평생 그리워하며 살았다. 이 음악을 들으면, 그가 그녀에게 '나는 그대를 원해요. 우리의 추억을 생각해봐요. 제발 돌아와요. 그대를 간절히 원해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