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잘 확인하기!
지난번 '찾는 중입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나서, 글 제목처럼 무언가를 찾느라 한참 헤매게 될 줄은 몰랐다.
산책의 처음은 아주 좋았다.
부모님이 뒤늦게 아이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서 우리 집에 오셨고,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셨다.
아이들 별로 엄마, 아빠가 각각 용돈을 주셔서 4개의 봉투가 되었고, 아이들도 나도 정확한 금액을 확인하지도 않고, 아이들 별로 봉투를 합쳐서 서랍에 넣어두었다.
며칠 후 봉투에 든 돈을 입금하기 위해서 ATM까지 왕복 1시간 거리를 걸어갔다. 음악과 설교를 들으면서 가는 길이 기분 좋았다. 햇살이 내려앉은 나무도, 차가운 공기도 무척 좋았다. 다른 동네 아파트 앞에 있는 ATM부스는 기계가 1대만 있었는데 작고, 작동할 때마다 땅이 진동하는 것처럼 어지러웠다. 그렇게 입금을 하고 돌아와 아이들 별로 각자의 통장에 입금을 해주려는데이게 뭐지? 이상하다. 주셨다고 하신 금액에서 20만 원이 부족하다. 어디서 돈이 샌 거지?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다시 서랍에 가서 봉투에 남은 돈이 있는지 확인해 본다. 없다. 혹시 쓰레기통? 혹시나 싶어 뒤적여 본다. 없다. 기억 속을 헤집어 본다. 아 모르겠다. 주실 때 정확하게 금액을 확인해 볼걸!
이런 일이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그래도 굳이 의심을 품고 남편에게 물어본다. "혹시, 서랍에서 돈 꺼내 썼어?" 물론 그런 적 없음이다. 그럼, 또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아이들에게도 물어본다. "혹시, 서랍에서 돈 봤니?" "엄마! 돈 잃어버리셨어요?" 아이들이 불신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아뿔싸. 묻지 말걸!
내가 단기 기억상실인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한 행동이 있던가?
바로 전날, 마트에서 달걀을 사서 근처에 있는 꽈배기집에서 갔었는데, 늘 즉석에서 꽈배기를 만들어주는 곳이라 앉아서 기다려야만 했다. 기다리다 꽈배기가 다 됐다는 말에 신나서 받아서 집에 가는데 뭔가 찜찜했다. 아.... 달걀을 가게에 놓고 나왔다. 이런 일이 있다 보니, 내가 나를 못 믿겠다.
다시 검색을 해본다. [ATM기 입금오류] 기계가 간혹 입금액을 잘 못 계산한 적이 있다는 글들이 아~~~ 주 간간이 보인다. 내가 입금한 은행에 대한 글은 거의 없지만, 혹시 모르니 가보자. 입금할 때 혹시 봉투에서 빠졌을 수도 있고, 기계가 움직일 때 조금 어지러웠는데 주변에 떨어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가는 길에 아빠에게 아이들에게 주신 금액을 다시 확인하니, 20만 원 비는 것이 맞았다.
그래 ATM 부스까지 다시 가보자! 처음 갈 때와 달리 이번에 가는 길은 영 기분이 안 좋고, 몹시 춥다.
도착했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없다. 혹시 있었더라도 누군가가 주워가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정말 황당한. 귀신이 곡할 이 상황.
20만 원은 과연 어디로 사라졌는가???
집에 돌아와 차라리 잊자!!! 그냥 잊자!!!!!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띠로로로롱....
아빠의 전화.
"미안하다. 봉투에 아이들에게 편지 쓰다가 다른 봉투에 다시 썼는데, 돈을 안 옮겼다! 봉투하나가 빈봉투였다.
돈 여기 있다! 미안타"
너무 기쁜 소식이었다!
거리를 헤매고, 머릿속을 헤매고 다녔는데 결국엔 찾았다!!!
기억하자! 돈은 정확하게 잘 확인할 것, 무엇인가를 할 때 무심결에 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