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에서의 1년도 정말 금방 지나간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의 1년 또한 만만치 않다.
취준 생활을 하면서 공기업 인턴 -> IT 대기업 인턴을 하면서 대략 9개월의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다.
인턴의 신분이었지만 뭐 하나라도 더 잘 해내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회사에서 경영난으로 인해 (정규직 채용은 2년째 동결인 상태라..) 3개월 인턴 연장이라는 선택지를 내밀었지만, 정말 내키지 않았다.
인턴 연장이 뭐라고, 두 명의 리드님들과 계속해서 면담을 했고 같이 일하는 인턴들과도, 만나는 모든 사람과도 계속해서 그 얘기를 했다. (도대체 왜 연장을 안 하려고 하는 거예요? 따위의..)
그러다가 문득 나는.. 내가 진정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내가 대기업을 다니면서 보았던 그들은 정말 열심히 살았다. 바쁜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일을 하고, 일을 더 많이 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지고, 공부를 하고, 대학원을 가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키우고, 동아리를 하고, 취미 생활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들이 원하는 삶이 그런 모습이라면 정말 멋있고 훌륭해 보였다.
그런데 나는?
나는 어쩌면 지금 방황하고 있는 청춘일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를 처음 가겠다고 다짐했을 때, 누구도 그렇게 결정한 나를 좋게 봐주지 않았다.
도대체 왜? 왜 지금?
돌아와 생각해 보면 그때 취업이 늦어지면서 지금 취준이 더 힘들어진 것도 사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때.. 그곳에 갔던 것은 절대 후회할 수 없고,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때의 자신만만하던 나는 어디 갔나?
실력을 쌓겠다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그저 일에 종속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의 모습이 버겁게 느껴졌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요." "가치관이라는 게 일이랑 삶이랑 분리해야 하는 거예요." "어쨌든 캐시(Cash)가 정말 중요해요."
그 말이.. 나에게는 정말 와닿지 않았다.
내가 지금 어딘가에 들어가서 남들이 보면 다 부러워할 만한 회사에 들어가서 몇 년이 지나고 숨 가쁘게 일하고 나면 나도 그들과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살고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이 두려워서 나는 인턴 연장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고등학생 때 정말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대학생 때, 교수님께서 인생의 한 번쯤은 가슴 뛰는 일을 해보라고 하셔서 '영상학과'를 선택했었다. (자율전공)
그러고 나서 컴퓨터공학과로 방향을 틀긴 했지만..
그 결과 나는 어떤 모습과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어느 누군가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는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살아간다는 것이 뭘까?
인생이란 뭘까?
일이란 뭘까?
내가 일을 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인가? 그저 돈벌이 수단에 불과한 것인가? 돈벌이 수단에 종속되어서 살아가는 것인가? 거기서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인가?
가치관이 맞지 않다고 해서 그 일을 계속하지 않을 이유가 되는가? 그것이 타협이라고 할 수 있는가?
신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것이 그 길이 맞는가?
끊임없는 인생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나는 퇴사를 선택했다. (물론 인턴임..)
언젠가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