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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Jan 05. 2023

콘텐츠는 많이 본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1. 콘텐츠 업계 사람들은 대체로 “콘텐츠는 많은 사람들이 볼수록 좋다”는 통념을 가지고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고객 입장에선, 나만 알고 싶은 정보라는 게 있을 수 있으니까.


2. 특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급 정보’ 중에는 이런 것들이 많다. 1) 남들이 모르는 걸 알거나, 2) 남들보다 무언가를 더 빨리 알거나. 


3. 그리고 이런 정보일수록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가치는 떨어진다. 그래서인지 실제 현실에서 만나는 고급 정보 중에는 아예 기록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은근 많다. 말로만 전달되고.


4. 그런 의미에서 엔터테인먼트처럼 많은 사람들이 보면 볼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콘텐츠가 있는 반면, 보는 사람들이 적을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콘텐츠들도 있다. 그렇기에 이 둘은 콘텐츠 비즈니스라는 같은 틀 안에 있지만, 지향해야 할 방향성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5. 바꿔 말하면, ‘콘텐츠마다 가치를 가지는 독자의 수는 다 다를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진짜 핵심은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보느냐는 바이럴리티가 아니라, ‘적합한 콘텐츠를 적합한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느냐’일 수 있다.


6. 물론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이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콘텐츠별로 아주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겠지.


7.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에는 콘텐츠를 보다 많이 보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적합한 콘텐츠를 적합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지금 존재하는 콘텐츠 추천 알고리듬들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야 그 사이에 광고를 끼워 팔 수 있으니까.


8. 무튼 언젠가 기술에 투자하게 된다면, 이런 최적화 방식을 찾는 것에 에너지를 쏟을 계획인데, 왠지 이런 건 어느 정도 콘텐츠를 아는 사람이 만들 수 있을 것 같달까. 이를 구축하려면 그게 기계든 아니면 사람이든, 그 콘텐츠가 많은 사람이 볼수록 가치를 가지는 콘텐츠인지, 아니면 적은 사람들이 볼수록 가치를 가지는 콘텐츠인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할 테니까.


9. 그리고 ‘이를 이해하느냐 못 하느냐’는 유료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콘텐츠 유료화는 시작 자체도 어렵지만, 시작해서 자리를 잡는다고 해도 어느 시점이 지나면 정체기를 맞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10. 정체기를 맞이하는 데는 당연히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그중 하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과 사업자의 이해 관계가 달라지는 경우가 은근 많기 때문.


11. 고객은 이 정보를 나만 알고 싶거나 남들보다 빨리 무언가를 알고 싶어서 어떤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는데, 회사는 성장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점점 더 많은 독자를 모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니까. 그러면 고객과 회사의 얼라인이 깨지는 모순에 발생하고, 분야가 버티컬할수록 이 모순에 빠지긴 더 쉽다.


12. 이 모순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회사가 고객에게 왜 더 많은 독자를 모아야 하는지’, 그리고 ‘더 많은 독자들을 모으는 것이 고객들에게 어떤 혜택으로 돌아오는지’를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런 시도를 하는 회사를 본 적은 거의 없다.


13. 물론 사람들이 유료 콘텐츠 서비스를 구독하는 이유는 이것뿐 아니라 여러 이유가 있고, 돈의 힘 역시 강력하기 때문에.. 마케팅 등에 돈을 많이 쏟아부으면 단기적으로는 성장성을 유지할 수도 있다. 근데 요즘처럼 유동성이 축소되는 시점에서는 이 방식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겠지.


14. 특히나 정보나 지식을 베이스로 하는 경우에는 이 문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가장 소중한 ‘고객과의 관계’가 비틀어질 수 있으니까.


15. 무튼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면서 신청 인원에 제한을 두는 것을 보고, 온갖 사람들로부터 여러 말을 듣고 있는데.. 누가 뭐라고 하든 당분간은 이를 유지할 예정.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고, 매월 300명이 온전히 만족하는 멤버십부터 만드는 게 우선적 목표니까. 그런 후에 사람들이 많이 볼수록 가치를 가지는 콘텐츠들은 나중에 이를 유통하는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되는 거고.


16. 그리고 실제로 해봤는데.. 아직은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매월 300명을 지속적으로 만족시키는 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렵더라. 그래서 지금도 잘 못하고 있고. 이를 알려주는 사람도 거의 없고. 그렇기에 지금으로서는 직접 해보면서 뚫고 나가는 수밖에!


17. 뚫어내면 길이 될 것이고, 뚫어내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있겠지. 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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